[인터뷰] 인천 유나이티드 7번째 사령탑 이기형 감독

“팬들이 진심으로 보고 싶어 하는 경기를 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7번째 사령탑에 오른 이기형(42) 감독. 지난해 인천에서 코치생활을 시작한 그는 단 2년 만에 지휘봉을 잡게 됐다.

 

지난 8월 김도훈 감독이 도중 하차하면서 감독 대행을 맡은 뒤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기적 같은 대반전 드라마를 연출,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 시즌 종료 후 감독에 임명됐다.

 

지난 1996년 수원 삼성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해 2011년까지 성남 일화(현 성남FC), FC서울, 뉴질랜드 오클랜드시티FC 등에서 활약한 이 감독은 K리그 한웅수 사무총장의 도움으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한 총장이 FC서울의 단장을 맡던 시절 정직하고 성실한 모습에 코치직을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FC서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에 와서도 수석코치로 확약한 끝에 결국 감독에 올랐다.

 

하지만 이 감독의 축구 인생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달리기를 잘해 축구를 시작한 그는 축구가 마냥 좋았고, 자연스럽게 선수의 꿈을 키웠으나,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았던 가정 형편 탓에 몇 번이나 위기를 맞으며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좌절도 경험했다.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 많았지만, 그는 부천 정명고 시절 자신을 이끌어 준 박이천 감독의 도움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정명고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스카우트 해주신 박 감독님이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고, 그 도움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라며 “운동할 때는 너무 엄해 무섭기까지 했지만, 훈련이 끝난 후에는 아버지처럼 자상한 분이었다. 지금의 제가 있게 해주신 소중한 분이다”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때문에 이 감독은 지도자로서 박이천 감독과 닮은 점이 많다. 이 감독은 훈련시간 선수들에게 누구보다 냉정하다. 하지만 훈련이 끝난 후에는 더 이상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일상생활에서 만큼은 선수들과 편하게 지내기 위해 먼저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며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선수들의 개인사정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라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노력해 경기에 나갈 준비가 된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걱정을 덜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경기에서 시민들이 보여주신 모습은 진정한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했다. 큰 사랑에 보답하고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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