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의 출산 의지가 지방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비나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고려대 건축학과 박사과정 전세란 씨와 이명훈 씨의 논문인 ‘신혼부부가구 출산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주거환경요인 분석’에 따르면 출산계획이 있는 신혼부부의 비율은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높았다.
분석대상은 지난 2010년 1월1일부터 2014년 12월31일 사이에 혼인신고한 신혼부부 2천207가구다. 연평균 소득은 4천810만여 원이고 대출ㆍ융자 탓에 매달 약 28만 원을 지출했다.
분석결과 소득 등 다른 조건이 같다고 전제하면 수도권 신혼부부보다 비수도권 신혼부부가 출산을 계획할 가능성이 1.37배가량 컸다. 혼인 1∼2년차일 경우 1.39배, 혼인 3∼5년차는 1.25배 높았다. 연구진은 “비수도권보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대 젊은 층의 비중이 높지만, 수도권의 물가가 높고 양육ㆍ보육비 부담도 크며 집값이 비싸 주거안정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수도권 집값은 비수도권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4억471만 원으로, 지방광역시(2억5천764만 원)와 기타지방(1억8천701만 원)보다 높았다. 평균 아파트 전세금도 수도권 3억66만 원으로 지방광역시(1억8천890만 원)와 기타지방(1억3천959만 원)보다 비쌌다.
자녀양육비도 수도권에 살면 더 많이 들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자녀가 1명인 가정의 월평균 자녀양육비는 대도시가 71만7천 원, 중소도시가 61만5천 원, 농촌이 52만1천 원이다.
둘째를 낳는 요인에 대해서도 논문은 분석했다. 신혼부부가 추가 자녀 출산계획을 세우는 데는 소득이나 주거지역보다는 현재 사는 지역의 보육ㆍ안전ㆍ자연ㆍ생활ㆍ교통환경 등 주거환경에 얼마나 만족하는지가 중요한 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4로 신혼부부 1쌍이 아이 1명은 낳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아직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는 경제ㆍ주거상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미 아이가 있다면 거주지역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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