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부터 道 유도 발전 이끌어
통합단체 출범맞춰 ‘아름다운 퇴장’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이제는 조용히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경기도 유도(柔道)의 ‘대부’인 이충해 경기도유도회 상임부회장(73)이 통합 단체의 출범을 앞두고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해 그의 ‘아름다운 퇴장’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일선 퇴진을 선언한 이 부회장은 1960년 유도에 입문한 뒤 ‘유도 명문’ 용인대를 거쳐 56년간을 유도인으로 외길 인생을 살아왔다. 경기도가 인천시와 분리된 이듬해인 1982년부터 경기도유도회 전무이사와 상임부회장(1993년)을 역임하면서 35년간 경기도 유도 발전을 이끌었다.
특히 인천 분리 후 초창기 중위권에 머물던 경기도 유도를 올해 전국체육대회에서 18연패를 달성한 것을 비롯, 통산 우승 28회, 준우승 5회, 3위 1회 등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전국 최고의 반석 위에 올려놓는 데 앞장섰다. 또한 경기도 유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유도회관 건립을 추진, 지난 2002년 수원시 오목천동에 건립하는 추진력을 과시했다. 이 밖에도 1987년부터 일본ㆍ중국 등과의 교류를 통해 경기도 유도의 국제화와 연간 2천 만원 안팎의 장학금을 조성해 유도 꿈나무들에게 지급하는 데 앞장섰다.
뿐만 아니라 그는 25년간 경기지방경찰청의 무도연구관을 맡아 경찰관들에게 유도기술과 체포술 등을 가르치면서 인성 함양에 힘 써왔고, 오산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를 맡아 문무를 겸비한 경찰관 육성에 기여하기도 했다. 각종 국제대회에도 10여 차례 단장을 맡아 한국의 선전을 이끌어 훈장과 대통령 표창을 포함, 30여 회에 달하는 포상으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같은 공로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31일 대한유도회로부터 경기도 최초로 ‘입신(入神)’의 경지인 9단으로 승단했다.
그러나 그의 유도인생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오랫동안 집행부 요직에 머무른 탓에 유도 후배들로부터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그는 “모든 것이 내 부덕의 소치다. 더 빨리 후배들에게 길을 터줬어야 했는데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다보니 욕을 많이 먹었다”라고 웃으면서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만큼 조용히 뒤에서 경기도 유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후배들을 돕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앞으로 유도인들이 화합과 단합을 통해 후진을 양성하고 저변 인구를 늘릴 수 있도록 힘써주길 바란다”면서 “올해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가 평소 ‘당신은 공인(公人)인만큼 항상 몸조심하고 많이 베풀어야 한다’고 당부했었다. 남은 여생도 유도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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