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서 지나친 상향지원보다
가·나·다군 안정적 지원 중요
7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장안구 조원고등학교 3학년 1반 교실. 왁자지껄한 교실에 성적표를 든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끝 번호부터 나눠주겠다는 교사의 가벼운 농담과 함께 성적표가 학생들 손에 돌아갔고, 조용하던 교실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함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성적표를 받아들고 웃으며 자리로 돌아오는 학생들 사이로 일부는 멍하니 성적표를 쳐다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미대에 지원했다는 강주홍양(19)은 “목표로 한 대학에 가려면 최저등급을 맞춰야 하는 탓에 3과목에서 3등급을 받아야 했다”면서 “하지만 3등급이 나온 과목이 2개 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같은 시간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수원 영복여고 3학년 교실에서도 만감이 교차했다. 생각지 못한 등급을 받아 기쁜 마음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성적표를 보고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3학년12반 강명주양(19)은 “총 6개 과목에 응시했는데 평균 등급 1.16을 달성했다”면서 “영어 가채점 결과 2등급을 예상했는데 1등급을 받아 다음 주 서울대학교 수시 결과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의정부 효자고등학교는 차분함 속 떨림이 교차했다. 대다수 학생들이 수능 직후 가채점을 통해 어느 정도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성적표를 나눠준 교사가 학생들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할 때마다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은 그래도 덤덤하게 받아들이려는 분위기였다.
심기동군(19)은 “평소보다 수능을 잘 치르지 못해 성적표를 받았을 때 마음이 무거웠다”면서도 “그래도 내년 대학생활을 할 수 있어 설렌다. 남은 기간 여행도 다니면서 지낼까 한다”고 말했다.
현장 교사들은 수능 난이도가 높았던 만큼 정시에서 지나친 상향지원은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수성고 3학년 부장교사는 “수능이 예년보다 어려워 변별력이 큰 만큼 과도하게 점수가 높은 대학보다는 가ㆍ나ㆍ다군에 걸쳐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수능 전과목 만점자는 지난해(16명)에 비해 크게 줄은 3명에 그쳤고, 국어ㆍ영어ㆍ수학 영역별 만점자 비율도 모두 1% 아래로 떨어져 ‘불수능’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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