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의 공습 ‘배설물 폭탄’… 아파트단지·공원 ‘초토화’

동춘동 등 시내 곳곳 ‘까치 무리’ 출몰
깃털·배설물 ‘불청객’… 주민 “AI 불안”
둥지 퇴치하면 인근에 새둥지 ‘골머리’

“처음에는 반가웠는데 이제는 안 보고 싶어요. 깃털하고 배설물이 넘쳐나 주변도 너무 지저분하고, 혹시라도 조류 인플루엔자(AI)라도 걸렸을까 봐 두렵기도 해요. 까치가 이렇게 반갑지 않은 경우는 처음이에요.”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43)는 불과 한 달여 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까치를 발견하고 향수를 느끼며 반가워했다. 길조로 여겨지는 까치를 보고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설렘에 아내와 아이까지 데리고 나와 까치를 반겼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 아파트 단지 안에 만들어진 공원을 가득 메우며 자리를 잡고 떠나지 않는 까치들이 배설물은 물론 깃털까지 흩날리며 아파트 단지를 지저분하게 만들어 이제는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다.

 

A씨는 “나무 1그루에 20마리가 넘게 달라붙어 배설물을 떨어뜨리는데, 아파트단지가 전체적으로 지저분해지고 낡아 보인다”며 “자칫 주차를 잘못하면 배설물 폭탄세례를 받기도 해 피해가 극심해 까치를 쫓아버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이 까치 때문에 피해를 입어 아파트 관리실이 가지치기와 일부 벌목에 나서자, 까치들은 인근 공원이나 또 다른 아파트 단지로 둥지를 옮겨 주민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길고양이 등을 위해 지역 내 곳곳에 마련해 둔 음식물 통까지 잡식성인 까치들이 차지하며, 음식물을 모두 먹어치우는 통에 이른바 ‘캣맘’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더욱이 잡식성 조류의 배설물은 다른 조류에 비해 냄새가 심하고 병원균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처럼 최근 인천시내 곳곳에 급증한 까치로 인해 시민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공원 등을 관리하는 지자체들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높은 나무 위에 앉아있는 까치 등 조류를 쫓을 방법은 없는데, 배설물 등의 피해를 입는다는 민원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며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어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청소를 자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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