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반응] 관가, 일손 멈추고 국회 생중계 지켜봐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관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회에서 탄핵안 투표가 시작된 이날 오후 3시께 수원시청 공무원들의 눈은 탄핵안이 가결되는지, 부결되는지에 쏠려 있었다. TV가 있는 사무실에서는 뉴스보도 채널의 국회 생중계를 시청했고, TV가 없는 경우에는 인터넷 포털의 국회 생중계 서비스를 이용했다.

 

특히 발표가 임박한 오후 3시55분이 되자 직원 상당수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TV 앞으로 모이는 등 이목이 쏠렸다. TV를 보기 위해 자리에 서 있거나 모니터 앞으로 다가가기도 했다. 공무원 A씨는 “탄핵안이 가결될 것이라 예상은 하지만 막상 코앞으로 다가오니 가슴이 떨리고 긴장된다”고 전했다.

 

이윽고 오후 4시8분께 탄핵안 가결이 발표되자 대체로 호응하는 반응이 많은 편이었다. 다만 앞으로의 정국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팀장급 공무원은 “개인적으로는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하는 사업 현안에 있어 관계부처들이 대통령 부재를 이유로 소극적으로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밝혔다.

 

탄핵안 가결 결정 이후 시청 직원들은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지만, 일손이 잘 안 잡힌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직원은 “아무래도 공직에 있다 보니 오후 들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에 관심이 모두 쏠렸다”며 “그나마 내일이 주말이라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혼란이 당분간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께 도교육청 직원들은 일을 하면서도 컴퓨터 모니터 한켠에 열어 놓은 국회 생중계 서비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개표가 이뤄지는 모습이 전파를 타자 한 장학사는 일을 멈추고 “역사의 순간”이라며 컴퓨터 모니터에 눈을 떼지 못했다. 옆에 앉아 있던 동료 장학사들도 손을 잠시 멈추고 모니터를 응시했다.

 

결국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이 발표되자 사무실 곳곳에서 짧막한 반응이 이어졌다. A장학사는 “국민 여론과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며 “국민 중 한 사람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떻게 정국이 흘러갈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에 조심스러운 반응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표면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이는 직원은 없었으며, 대부분 동조하는 분위기”라면서 “탄핵안 가결로 현 정권이 추진하는 교육현안뿐 아니라 국정교과서까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운영이 정상 궤도에 올라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근간은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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