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여파… 영유아 학부모들, 어린이집 보다는 유치원 선호

경기지역에서 영유아를 둔 학부모들은 앞으로 어린이집 대신 사립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것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편성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이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며 2년 가까이 제대로 된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최근 한국종합경제연구원에 의뢰해 도내 만 0∼4세(한국 나이 2~6세) 영유아를 자녀로 둔 52만 6천973세대 중 4만 3천121세대를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자녀를 어느 교육(보육)기관에 보낼 것인지를 묻는 취학수요조사를 벌였다. 취학수요조사는 3년마다 진행되며, 올해가 두 번째 조사다.

 

취학수요조사 결과, 조사에 응한 학부모의 취학수요는 사립유치원이 5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공립 병설유치원 24%, 단설유치원 11.5%, 어린이집 7.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를 3년 전 취학수요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어린이집의 선호도가 급격히 하락한 반면 사립유치원의 선호도는 2배가량 증가했다. 2013년 도내 5만 6천749세대 만 0∼4세 학부모를 대상으로 벌인 ‘2014∼2016년 취학 희망 유아교육기관 조사’ 결과를 보면 어린이집이 2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사립유치원 27.9%, 공립 병설유치원 25.2%, 공립 단설유치원 14.5%로 나타났다.

 

어린이집에 보내겠다는 학부모 비율이 3년 만에 30% 수준으로 감소한 것인데, 누리과정 예산편성에 대한 부정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둘러싼 논란이 어린이집 취학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회계 신설 등으로 예산문제가 일단락됐기 때문에 실제 수요는 연구 결과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취학 수요조사 결과와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내년도 유치원 수용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규태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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