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1일부터 시작한 이웃돕기집중모금캠페인의 성패도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지역의 복지 사각지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도 54억 9천만 원이라는 모금목표를 세웠다. 삶이 어려워 도움이 간절하다는 요청전화는 여느 때 보다 많다. 하지만, 관내 기업과 기부자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안내하고 기부협조를 요청할 때마다, 경제불황과 불안한 시국상황 등으로 인해 기부가 어렵다거나 아직은 기부계획이 미정이라는 답변이 많은 상황이다.
최근 우분트(UBUNTU)라는 말을 들었다.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당신이 있기에 제가 있습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분투의 유래는 이렇다. 어느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한 부족의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근처 나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탕 바구니를 매달아 놓고 먼저 도착한 아이가 그것을 먹을 수 있다고 했고, 출발을 외쳤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혼자 먼저 뛰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들은 모두 손을 잡고 함께 가서 사탕을 정답게 나눠먹었다.
이를 본 인류학자는 아이들에게 질문한다. “한 명이 먼저 달려가면 다 차지할 수 있는데 왜 함께 뛰어갔지?” 아이들은 “우분투”라고 외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째서 한 명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째서 한 명만 행복해 질 수 있나요?’라는 아이들의 질문에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모든 어려움을 헤쳐갈 비법을 찾아볼 수 있다. 현대인들에게는 익숙한 무한경쟁과 실적주의가 만들어낸 인간 소외와 이기주의에 대한 반성과 함께 희미해져 가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말이라 생각된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든 곳에서 저마다 직면하는 갈등과 문제들은 싸움이나 경쟁으로는 결코 풀 수 없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주변을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함께하는 삶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것도 결국은 다양한 출신으로 구성된 인천시민들이 공동체성을 함께 공유하고 서로 배려할 때 가능한 일이다.
54억9천만원이라는 목표금액은 사실 지역시민들과 기업들과 함께 힘을 합칠 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만의 목표가 아니라, 인천시민이 함께 행복하기 위해 같이 이뤄야 할 목표이다. 내 것을 나누지 않으면 결코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기는 어렵다. 특히 나를 뛰어넘어 우리가,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위해서 “당신이 있기에 제가 있습니다”라는 우분투를 외쳐볼 때이다.
조건호 인천복지공동모금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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