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선생님과 영어공부하니 귀에 쏙쏙 들어와요”

박진형·박지훈·심규영·최재섭 상병
미국 영주권·시민권자 불구 입대
이천 부발초교서 주2회 재능 기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조국을 지키고자 당당하게 군대에 입대했는데, 언어라는 재능 아닌 재능으로 어린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돼 더욱 기쁩니다.”

 

영어 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원어민 교사보다도 더욱 친근한 대한민국의 멋진 군인들이 초등학생 아이들의 영어공부를 책임지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고국을 찾아온 미국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들 박진형(23), 박지훈(26), 심규영(23), 최재섭(23) 상병이다. 이들은 육군 55사단 171연대에서 복무 중이다. 

모두 미국 페퍼다인대학교, 뉴욕대학교, 뉴욕디자인대학교 등 해외 명문대 출신의 영재다. 주위에서는 최근 군부대 내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군 입대에 대한 젊은이들의 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도 미국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들이 병역의무를 다하는 것이 기특하다고 말한다.

 

특히 이들은 ‘군인 선생님’을 자청하며 지난 2일부터 이천시 소재 부발초등학교에서 3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2회씩 방과 후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2일 찾은 이들의 수업시간은 딱딱한 군인 아저씨의 수업이 아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의 신나는 수업이었다.

군 복무 중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던 이들 ‘군인 선생님’들은 수업 내내 아이들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수업을 듣는 초등학생들의 눈도 빛났다. 이들의 수업은 내년 2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박지훈 상병은 “제가 가진 재능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비록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쳐주지는 못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동안에는 최대한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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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오·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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