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박-비주류 전면전… 내부갈등 불거진 野

김무성 “친박은 대통령의 정치적 노예… 신당 고민”
서청원 “누구나 실수 있는 것… 탄핵은 정치 보복”
친문 “지도부 공격 제어 못해” 당 리더십 공개 비판
우상호 “의원 발언 어떻게 막나” 최고위서 고성 오가

새누리당이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주류간 정면 충돌로 분당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친문(친 문재인) 핵심 의원이 우상호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여야 모두 심한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새누리당=비주류의 김무성 전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좌파 집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비주류를 향해 ‘배신자’라고 비난한 친박계에 대해 “오히려 박 대통령이 국민과 당을 배신하고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국회에서 대표ㆍ실무자 연석회의를 열어 해체를 선언하고 발전적인 새로운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이 밝혔다. 황 의원은 “저희들이 나가게 되면 의원 숫자가 적어도 30명 이상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친박계 맏형격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화성갑)은 친박계 의원 중심으로 구성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창립총회에서 비주류가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데 대해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비난하고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가 있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에 대해서 야당보다 더 앞장서서 어느 날 갑자기 침을 뱉고 이러는 것은 안된다”면서 “어려운 때에 남을 죽이고 내가 살려 하는 사람은 오래 못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과 이정현 대표, 이장우ㆍ조원진 최고위원, 홍문종ㆍ윤상현ㆍ최경환ㆍ김진태 의원 등 친박 의원 8명은 이날 자신들을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지목한 황영철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민주당=지난 12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와 전해철 최고위원(안산 상록갑)이 거친 설전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핵심 의원인 전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9일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일부 의원이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 리더십을 공개 비판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의원들의 지도부 공격을 우 원내대표가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 원내대표의 지도력을 비판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발언을 어떻게 원내대표가 막을 수 있냐”며 맞섰고 양측간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전 대표의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론’도 당내 갈등의 핵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 원내대표는 “일단 황교안 체제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데 이어 “문 전 대표의 대통령 즉각 사퇴는 개인 주장일 뿐 공식 당론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대통령 즉각퇴진’을 주장하며 우 원내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두 사람은 최고위가 끝난 뒤 화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선 후보 경선, 야권 통합 등의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재민ㆍ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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