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축산물시장 ‘수도권 명소화’ 도전장

도살장 부정적 이미지 탈피 신선한 고기 저렴한 판매 장점 내세워
서구청·상인 의기투합… 간판·도로정비·깔끔한 매장 ‘이미지 변신’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 화려한 부활 보며 “우리도 할수 있다” 다짐

일명 십정동 도살장’으로 불리던 ‘인천축산물시장’이 간판과 도로정비에 나서는 등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천축산물시장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이제 십정동이 아니다. 인천시 서구 가좌로 96번길 35 일원으로 시장면적은 3만5천47㎡다. 1982년 50~60개의 상회가 모여 처음으로 가좌축산물도매시장이 개설됐다.

 

현재 160여 곳의 도·소매업체가 있으며, 매일 전국에서 올라오는 소와 돼지를 도살장에서 처리해 수도권과 충청, 전라 등 전국 각지로 공급하고 있다.

 

신선한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30년 이상된 정육 전문 식당이 줄지어 서 있다.

 

그러나 인천축산물시장은 싼 수입고기가 대량으로 수입되고, 대형유통점 등이 대자본을 앞세워 더욱 체계적인 포장기법과 상품개발 등을 하면서 점점 쇠퇴해 왔다.

 

전통재래 시장들은 일반시장 뿐 아니라, 축산시장의 경우에도 대기업 유통점들의 경쟁상대가 되기 어렵다.각종 검사와 기준을 통과해 위생에는 이상이 없지만, 상점 밖에 진열된 각종 부산물은 젊은 소비자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 왔다.또 불법주차 차량들 때문에 고객들이 주차할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최근에는 김영란법 여파까지 겹치면서 정육세트 판매랑이 크게 줄었다.

 

한편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시설 현대화를 거치며 연 200만 명이 이용하는 등 크게 발전해 인천과 대조가 되고 있다.

 

이에, 최근 인천서구청과 인천축산물시장 상인들이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고, 활로 찾기에 나섰다.

 

구청과 상인들은 먼저 고객 주차장을 확보해 편의성을 높이고, 도로와 간판 등 주위 환경을 정비한다는 계획에 합의했다.

 

구는 36억여 원을 들여 59개의 주차면이 있는 지상 4층짜리 주차타워를 다음달 준공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상점 간판을 산뜻한 디자인으로 일괄 정비하고, 검은색 아스팔트 도로를 ‘도막형 바닥재’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시장 상인들도 이미지 변신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상인들은 고기 작업대를 가게 안쪽으로 옮기고, 진열대를 정비해 일반 정육점처럼 깔끔하게 교체하기로 했다.상인회 협의를 통해 추가로 개선할 사항을 결정하고, 시장의 변신을 각계에 홍보하기로 했다.

 

차창덕 인천축산물시장 상인회장은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상인들도 꾸준히 설득해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에 다들 공감하고 있다”며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들을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인천축산물시장은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고기를 살 수 있고, 최근 인천지하철 2호선 가재울역까지 개통되며 접근성도 편리해졌다”며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역 대표시장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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