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시 얼굴에 먹칠한 엉터리 수원화성 벽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보유한 수원시는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다. 올해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치르며 국제 관광도시로 또 한 단계 도약했다.

수원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올 한해 수원을 찾은 관광객 수가 677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대비 1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연말까지 700만 관광객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수원시정연구원의 관광객 만족도 설문조사도 4.0(5.0 만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올해 방문자 중 수원 여행을 추천하겠다는 관광객이 80.4%, 수원에 재방문 하겠다는 관광객은 75.5%로 분석됐다.

얼마 전 수원화성을 기반으로 근대건축물, 농업 역사, 인문 자원을 아우르는 문화관광벨트가 ‘수원인문기행특구’로 지정됐다. 지난해엔 ‘수원화성관광특구’가 지정됐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수원화성이 있다. 화성은 수원시가 잘 보존하고 관리해야 하는 문화재다.

그런데 화서역 인근 화산지하차도에 오류 투성이의 수원화성 벽화가 그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화성의 배열 순서도 엉망이고 깃발이나 의상 고증도 잘못되는 등 역사적 사실과 다른 엉터리 벽화로 졸속 비난을 사고 있다.

벽화는 최근 팔달구가 수원화성을 알리자는 취지로 벽화전문업체에 의뢰해 화산지하차도 내 보도 한쪽 벽면 20m 가량에 만화풍으로 그렸다. 화서역에서 환승주차장 방향으로 봤을 때 장안문~서장대ㆍ서노대~봉돈~팔달문~동북포루 순으로 그려져 있다. 벽화 속 화성 축조물의 위치가 틀렸다. 봉돈은 팔달문과 창룡문 사이에 위치해 있다. 장안문~서장대ㆍ서노대~팔달문~봉돈~동북포루 순으로 그렸어야 했다.

성곽에 그려진 깃발이 모두 빨간색과 노란색 일색인데 이것도 잘못됐다. 중앙과 동서남북 방향에 따른 오방색이 표현되지 않았다. 중앙을 의미하는 노란색은 서장대에만 있어야 하고, 장안문에는 북쪽을 나타내는 검정색 깃발이 그려져야 한다. 말을 탄 정조대왕의 갑옷 또한 비늘 등이 표현되지 않아 마치 누더기처럼 보인다.

벽화 작업이 감수없이 제작되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그렸다 해도 고증한 대로 역사에 충실해야 했다. 수원시의 망신이다. 수원화성 축조 220주년에 펼친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에 오점을 남겼다.

이 벽화가 그려진 인근 화서역은 하루 1만여 명이 이용하는 곳이다. 당장 수정해야 한다. 차제에 수원화성 벽화를 그릴 때는 반드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작업해야 한다. 수원시 얼굴에 먹칠하는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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