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간부 대규모 승진 등 비난 여론에
‘통합기관 정관’만 우선 제정 방침… 혼란 우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경기도과학기술진흥원이 통폐합을 추진하면 정년 연장 및 대규모 간부급 승진 등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본보 12월19일ㆍ21일 자 1면)이 제기됨에 따라 내년 1월 조직의 실체적 통합은 하지 않은 채 ‘통합정관’만 만들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1월’이라는 통합기관 출범 기한을 지키기 위해 논란이 되고 있는 조직 통합은 하지 않은 채 ‘페이퍼 통합’만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상당기간 양 기관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경기도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당초 양 기관은 내년 1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으로 기관을 통폐합할 예정이었다. 양 기관은 1월 통합기관의 출범을 위해 지난 16일 ‘공공기관 통합에 따른 직급 및 보수체계 통합 용역 최종보고’를 개최하고 조직 통합을 실행할 계획이었다. 또 19일에는 한의녕 원클릭코리아 회장을 통합기관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등 통합 절차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양 기관이 직급 및 보수체계를 통합하면서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1세로 연장하고 3급 간부를 2급으로 승진시키는 것은 물론, 성과급 기본 60% 이상 지급, 시간외근무수당 무제한 지급 등을 추진키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난에 직면했고 결국 양 기관 조직의 통합은 당분간 보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기중기센터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통합기관 정관’을 안건으로 올려 심의ㆍ의결하고자 했지만 비난 여론을 의식해 해당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일 이사회를 열고 ‘기관 해산’ 안건을 처리하고자 했던 과기원까지 이사회에서 안건을 상정조차 못하면서 양 기관의 통합이 지연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양 기관은 내년 1월 출범이라는 당초 계획을 맞추기 위해 다음주께 양 기관의 이사회를 열고 ‘통합 기관 정관’만 우선 제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조직의 실질적인 통합은 신임 대표이사가 정식 취임한 뒤 다시 세밀하게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내년 1월부터는 서류상 ‘한 기관 내에 두 개의 독립 조직이 일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김한섭 경기중기센터 경영관리본부장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통합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라며 “인천시의 경우도 공공기관이 통합하는 데 당초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소요됐다. 통합이 완전히 이뤄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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