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 모인 잠룡 4人4色 ‘개헌론’

손학규 “즉각 개헌” 주장에 문재인은 언급 자제
안철수 “2018년 국민투표”… 남경필 ‘협치’ 강조

남경필 경기지사,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2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탄핵 이후 한국 사회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여야를 대표하는 잠룡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다. 그중에서도 연일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는 개헌관련 토론이 벌어질 지가 가장 큰 화두였다.

가장 적극적으로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 손 상임고문은 기존의 ‘즉각 개헌’ 주장을 이어가며 개헌 논의 자체를 경계하고 있는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손 상임고문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기득권 세력, 특권세력, 패권세력을 지키자는 것이 호헌”이라며 문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손 고문은 “개헌 반대론자들은 개헌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시기가 안 좋다’, ‘대선부터 하자’고 한다”며 “하지만, 시간은 충분하며 의지와 결단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토론회 내내 개헌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가짜보수 시대를 끝내야 한다”, “여야 협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등 본인의 정치철학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며 개헌 논의 자체를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안 전 대표도 대선 전 개헌 반대의 뜻을 보였지만 2018년 개헌 결선투표를 제안, 손 상임고문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안 전 대표는 “개헌은 해야 하지만 대선 전 개헌은 반대한다”면서도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서 오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하는 것이 실행 가능한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대선 이전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개헌보다 중요한 것이 ‘협치’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현실적으로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며 “대선 과정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협치의 정신으로 가면 개헌하지 않아도 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집권 초기부터 개헌하지 않은 상태에도 연정부터 하겠다고 약속했으면 좋겠다”며 개헌보다 중요한 것이 연정을 통한 ‘협치’라고 강조했다.

구윤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