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선 우병우 시종일관 ‘모르쇠’
“최순실 모른다”… 의혹 대부분 부인
우 전 수석은 이날 여야 의원들의 잇따른 추궁에 맞서 “송구하다”는 입장 표명은 했지만,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나는 할 일을 했다”는 식의 답변을 이어갔다. 특히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관계와 가족회사 돈 유용 등 핵심의혹들에 대해서는 시종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갑)이 ‘국민이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왜 분노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우 전 수석은 “그 부분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의혹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최순실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고, ‘그럼 전부 근거 없는 의혹이냐’라는 질문에 “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2년 전 광주지검의 세월호 사건 수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압수수색 하지 말라고 전화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도 의원이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당사자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고서 목숨을 끊은 최경락 경위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최 경위의 죽음은 불행한 일이지만, 그러나 그게 민정비서관실 때문이란 말씀엔 동의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를 지켜보던 국조 특위 김성태 위원장이 “답변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하자, 우 전 수석은 “위원장께서 그렇게 보셨다면 국민에게 송구한데 이 자리는 진실을 규명하는 자리라 저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오산)이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냐”고 묻자 우 전 수석은 “존경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들어와 수석이 된 이후 직접 통화도 했는데 항상 제게 하신 말씀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야 한다’고 했고, 그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비선 실세’ 최씨의 국정개입을 사전에 막지 못한 데 고의성이 있었느냐고 따져 물으며 “권력 농단의 실세 아니냐”고 추궁하자, 우 전 수석은 “저는 그냥 민정수석으로서 일했다. 저의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강해인ㆍ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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