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개장 ‘한샘’과 내년 본격 경쟁 가구거리 ‘잠식’ 대기업판 전락 우려
수원가구연합 “골목상생 실종” 반발 리바트 매장內 점포 제안 되레 원성
“소상공인 흡수 꼼수” 입점저지 투쟁
수원지역에는 지난 3월 국내 가구업계 1위 업체인 한샘이 수원 매탄동 일대에 대형 직매장을 연 데 이어 불과 반경 800m 내에서 내년 초 현대리바트까지 가세, 지역상권이 대기업 시장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26일 수원가구연합회와 현대리바트 등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내년 2월 중순께 개장을 목표로 지난 5월부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일원에 전체면적 4천446㎡,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신규 매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외부 작업은 끝난 상태로 내년 상반기부터 가구, 생활용품 등 현대리바트의 주요 제품을 전시,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지역 가구업계는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가구업체 50여 곳이 모여 조성된 수원가구거리와 직선거리로 불과 1~2㎞ 떨어져 있어 매출 타격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가구거리에서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한샘이 문을 열고 난 이후에 매장에서 평균 30~40%가량 매출이 떨어졌고, 경영이 어려워 점포 3~4곳이 가게를 내놓은 상황인데 리바트까지 들어오면 상권이 붕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대규모 업체가 지역 소상공인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리바트 측에서는 입점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는 수원가구연합회 측과 협의를 하면서 리바트 매장에 표준점포 형태로 입점해 가게를 운영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업체가 소상공인을 흡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처럼 기존 상권 인근에 대규모 가구 직매장이 잇따라 문을 열게 되면서 지역 상인들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방법은 마땅히 없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에는 대규모 점포를 개설하거나 전통상업보존구역에 점포 등을 개설할 때만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첨부하도록 할 뿐 이 외의 업종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수원가구연합회는 내달 중순께 리바트 입점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종묵 수원가구연합회장은 “수원가구거리는 지역의 전통적인 대표 가구 상권인데 인근에 같은 업종의 대규모 기업체가 직매장을 여는 것은 중소상인은 문을 닫으라는 것”이라며 “위치도 한샘과 인접해 있어 고객 쏠림현상도 크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상인들이 우려하는 부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지역 상권과 공존할 수 있도록 지역상인들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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