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연문화 ‘청춘마이크’ 거리로 나온 청춘 예술… 일상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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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었어요? 놀랍네요. 활기찬 태권도 공연도 보고, 좋은 노래도 들으니 발걸음이 가볍네요.” 일본으로 출국하는 길에 아들 히로키군(5)과 함께 경민대학교 학생들의 공연을 본 유메다씨(46ㆍ여)의 말이다. 

지난 28일 오전 11시 김포공항 국제선 로비에서 노래소리와 기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공동 기획한 청춘마이크 시즌 2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경민대학교 태권도외교과와 뮤지컬과 학생들의 합동 공연이 열린 것이다. 이들은 뮤지컬과 태권도를 융합, 단순한 태권도 시범 공연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작품 구성을 꾀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로맨틱한 스토리에 화려한 볼거리로 태권도 기술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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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에서 펼쳐진 태권도와 뮤지컬 눈길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 로비. 수많은 발자국 소리를 뚫고 피아노 연주에 한 남성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린다. 외국인을 비롯한 여행객들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모두를 집중시킨 주인공은 경민대학교 뮤지컬과 졸업생인 손승욱씨(32)다. 그의 무대로 시작한 공연은 남녀 주인공 한혜란씨(24ㆍ여)와 김윤선씨(29)가 로맨스 연기와 듀엣 노래로 달아올랐다. 

이어 태권도외교과 학생(임재성ㆍ정태원ㆍ곽현태ㆍ한병국ㆍ장지호ㆍ고경철ㆍ임승진 등)들의 역동적인 태권도 시범이 펼쳐지자 여기저기서 박수소리와 환호가 쏟아졌다. 학생들의 우렁찬 기합소리에 화려한 공중 발차기가 더해지면서, 끝없는 갈채가 이어졌다. 격파 시범은 지나가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공연은 김원섭 경민대 태권도외교과 교수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한 프로젝트팀이 ‘청춘마이크’의 시즌 2 작품으로 상연한 작품이다. 청춘이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이별을 경험하며 겪는 내적 갈등과 성장을 다룬 무대극이다.

 

경민대 뮤지컬과 한혜란 졸업생은 “청춘 마이크 공연에 네 번째 참여하는데 학교 선후배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있다”며 “공연기회를 얻지 못하는 전문대생이 많은 상황에 이렇게 일반 시민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학생 대표로 공연 기획을 이끈 임재성 학생(태권도외교과 4년)은 “공항부터 수도권 지하철역, 경기도내 공연장 등 장소 섭외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면서 “태권도와 뮤지컬을 결합시켜 공연을 만들 기회가 없었는데 청춘 마이크 덕분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새로운 공연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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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 마이크, 전문대 청년예술인 육성에 앞장

김포공항에서 공연한 경민대팀은 전문대학생들의 생활 속 공연 프로젝트인 ‘청춘마이크’로 지원받아 무대에 섰다. 

청춘마이크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융성위원회 등이 함께 전문대학 청년 문화예술인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올해 처음 시작했다. 여기서 사업 명칭인 청춘마이크는 ‘젊음(청춘)을 사회 전체로 확산(마이크)시킨다’라는 의미와 사업 취지를 내포하고 있다.

 

예체능 분야 전공자들에게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창작활동 장려금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 사업에는 전국 53개교에서 115개팀, 865명이 신청했다. 이중 서류와 동영상 심사를 거쳐 80개팀을 선정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26일부터 경기(18팀), 서울(13팀), 전남(9팀), 경북(6팀) 등 전국 각지에서 공연을 열었다. 일상생활 속 시민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모토로 대중밀집지역인 지하철역, 거리, 광장 등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경민대 외 다른 전문대 학생팀의 공연 내용도 다채롭다. 국악ㆍ난타ㆍ사물놀이ㆍ노래/밴드ㆍ연주ㆍ댄스/비보이ㆍ뮤지컬ㆍ비트박스ㆍ전통예술 등 공연분야와 네일아트ㆍ메이크업ㆍ미술치료ㆍ뱃지제작ㆍ아로마향수 만들기ㆍ캘리그라피 등 응용예술분야, 스피닝싸이클, 재활스포츠, 태권도 등 생활스포츠분야, 개그 및 마술, 마술, 마임 및 시낭송, 칵테일쇼, 마임 및 아크로바틱, 편곡체험 등 융복합 분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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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만 경기, 인천지역의 13개 대학이 28개 공연을 펼쳤다. 서울예술대학교 공연팀 퍼포먼스 MAP는 인천 문화의거리 중앙무대에서 시민들과 함께 마임, 아크로바틱 등 댄스 공연을 가졌다.

 

오산대학교는 28일 오산 세교종합 사회복지관에서 노래 공연은 물론 아로마 향수 만들기 체험, 오산 까마귀캐릭터를 이용한 색칠공부, 뱃지 제작 체험 활동을 벌였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는 개그ㆍ노래 동아리팀이 안성뿌리아트홀에서 연합 공연을 펼쳐 큰 호응을 받았다. 동서울대학교도 성남시 모란역 카페, 성남 수정청소년수련관 공연장에서 노래와 연극 공연을 펼쳤다.

 

이와 관련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청춘 마이크 사업으로 열린 전국 각지의 공연은 전문대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면서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공간을 열어주는 생생한 현장이다”며 “이 사업은 전문대학 예체능 전공자와 졸업생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해 향후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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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 경민대 태권도외교과 교수

“태권도+뮤지컬 융복합 공연… 새로운 도전 해외서도 인기몰이”

“이번 기회로 학생들이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경민대학교 학생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는 김포공항 로비 한켠에 서 있는 사람이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김원섭 경민대학교 태권도외교과 교수다. 김 교수는 청춘 마이크 시즌2에 선정되자마자 바로 팀을 꾸렸다.

경민대학교 졸업생이 이끄는 극단 태(太)와 극단 2인공감의 대표이자 같은 대학 교수진과 의기투합해 융복합 공연을 만들기로 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 회의 끝에 태권도외교과와 뮤지컬과가 협동하기로 했다.단순한 태권도 시범이 아닌, 새로운 공연 장르를 만들고자 뮤지컬과 학생들의 연기와 노래를 접목시켰다. 


김 교수는 “문화 융복합이 떠오르는 상황이라 새롭게 시도해보고자 했다”면서 “이번 사업으로 새로운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기회를 마련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와 태권도외교과 학생들은 여름방학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해외서 태권도 시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뮤지컬과 졸업생들도 뮤지컬계로 진출해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독자적 길을 걷는 두 가지의 결합에 대해 김 교수는 “품새, 격파 등 태권도 시범이 외국에서는 신선하겠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색다른 모습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무술로서의 태권도가 아닌, 문화로서의 태권도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롭고 독자적인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실력에 상관없이 기회를 얻지 못하는 제자들이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적극 나섰다. 또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는 공연 장비와 예산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 청춘마이크 사업은 공연마다 필요한 음향 장비와 각 학생에게 활동비를 지급해 학생들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우리 태권도과 학생들의 실력이 뛰어나 해외 어디에서 공연을 해도 반응이 좋은데 정작 국내 무대는 갖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공연기회가 주어지자 뮤지컬과 졸업생들도 모든 곡을 직접 개사하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괴짜 교수를 만난 학생들이 고생했다”며 “태권도를 하는 학생들이 공연 중 거의 5m 가까이 공중으로 솟아 올라 항상 부상을 걱정하고 화려한 태권도 동작에 뮤지컬과 학생들의 연주와 노래, 연기 등 완성도 높은 실력이 돋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제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공항 로비에서 2016년 청춘마이크 마지막 공연을 끝마친 학생들을 바라보며 조언의 말도 전했다. “과정이 힘들더라도 참아내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학생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며 성장했으면 좋겠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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