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여파에 타격입은 상인 홀로 아파트 보안 책임지는 경비원
힘들었던 한 해 털고 희망 품어 값진 땀방울 동력 삼아 힘찬 출발
1일 자정이 되자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가 TV를 통해 울려 퍼졌다. 수원시 파장동 한 바비큐 집에 있던 손님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맥주잔을 높이 올렸다.
그동안 가게 주인인 이창훈씨(44)는 숯불 앞에서 땀을 닦으며 손님들에게 내놓을 닭과 꼬치를 굽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씨는 “올해도 일하면서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면서 “그래도 내 일이 있고 손님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고 웃음 지었다.
이씨는 지난해를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시기였다고 했다. 조류독감(AI) 파동에 김영란법 여파는 물론, 나라가 어수선하면서 덩달아 손님이 크게 줄어서다. 그래서인지 이씨는 개인적인 바람보다 대한민국의 안정 등 더 큰 소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새해에는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안정을 찾아 우리 같은 서민들의 한숨이 줄어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에서 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윤상현씨(56)도 요란스럽게 울리는 바코드 인식음을 들으며 새해를 맞이했다. 슬하에 두 자녀를 둔 그는 한 푼이라도 더 모으고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 않고 매일 새벽 근무(밤 11시~오전 9시)를 하고 있다. 윤씨는 “나라가 어수선하니 덩달아 손님 발길 또한 줄어든 것 같다”면서 “하루빨리 나라가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도 별탈 없이 건강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백씨는 “가족들과 함께 새해를 보내고 일출도 보러 가고 싶었지만 24시간 아파트의 보안을 책임지는 것이 내 임무”라면서 “새해에는 목 디스크와 손목 관절 이상이 온 아내가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고, 큰 욕심 없이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기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비록 몸은 일터에 있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새해를 맞은 이들은 희망찬 한 해를 생각하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화성시 석우동 번화가 택시 정류장에서 새해를 맞이한 택시기사 김정규씨(48)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는 못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손님이 많아 기분이 좋다”면서 “지난해에는 각종 사건ㆍ사고가 정말 많았지만, 새벽을 여는 ‘붉은 닭’의 해를 맞이한 만큼 2017년은 모든 국민이 웃을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전했다.
이관주ㆍ정민훈ㆍ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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