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하다” vs “품격지켜라”… 인명진-서청원 정면충돌

인 “의원직 갖고 당 나가라는데 그것도 못하나”
서 “인위적인 몰아내기 올바른 쇄신의 길 아냐”

▲ 대화 나누는 인명진-정우택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간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화 나누는 인명진-정우택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간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청산,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의 자진탈당 요구를 놓고 국회 최다선(8선)이면서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화성갑)과 인 위원장이 정면충돌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 의원이 전날 소속 의원 전원에 편지를 보내 ‘인위적 인적 청산 비판’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서 의원이 나에게 그렇게 무례하면 안 된다”면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서 의원이 ‘독선적’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뭐가 독선적이냐. 나가라고 했느냐”며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자기들도 사람 만나고 여론을 볼 텐데 스스로 결정해 책임을 지라는 게 독선이냐”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다.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직을 잃게 됐는데 그분을 따라다닌 사람들이 뭐하나. 나 같으면 국회의원직 내놓고 농사짓겠다”고 힐난했다.

이어 그는 “인간적으로 사람이 된 다음에 정치해야지, 의원직 유지하고 당만 나가달라는데 그것도 못하느냐”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가칭)개혁보수신당에 대해서도 “정통보수를 대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에다 똥 잔뜩 싸고 도망가서 난 똥 싼 적 없다고 그러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무례하단 표현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결례를 한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특히 “오늘 인 비대위원장의 말씀은 성직자로서나 공당의 대표로서 금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하며 “부디 국가와 국민, 새누리당의 위해 최소한의 품격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그는 전날 오후 새누리당 의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국회의원들을 절차도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쇄신이 길이 아니다”라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이어 “인적 쇄신이나 책임지는 자세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방식과 형식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국민이 바라는 정치 혁신의 전제는 또 다른 독선과 독주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당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분열과 배제를 통해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무엇이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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