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초토화… 구제역까지 덮치면 ‘최악’

날씨 추워져 구제역 불안 가중
道 ‘선제적 방역’ 총력전 나서야

경기도가 조류인플루엔자(AI)로 초토화 된 양계농가 수습에 몰두하는 사이 소·돼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구제역 예방에 소홀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매번 AI 발생 시기와 맞물려 구제역이 등장하는 탓에 지금이라도 구제역 방역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AI가 전국을 강타했던 지난 2014년 12월 구제역이 함께 발생하며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축산농가 196곳의 소와 돼지 17만3천 마리가 살처분 됐다. 앞선 2010년 11월에도 구제역과 AI가 비슷한 시기에 찾아와 전국 6천241개 농가, 소·돼지 348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홍역을 치렀다.

 

이처럼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겨울철이면 AI와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 방역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를 위해 도는 매년 10월부터 5월까지 8개월간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하고 도내 양돈농장 1천312곳을 대상으로 구제역 일제 접종 및 검사를 진행해 왔던 것도 통례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12월부터 구제역 예방차원에서 소와 돼지 등 가축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방역기간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지난해 11월 AI가 터지면서 구제역 일제검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도내에서만 1천400만 마리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살처분 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AI 피해가 이어지면서 방역의 중심이 양계농가로 쏠린 탓이다. 또 지자체마다 수개월간 AI 관련업무에 시달려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구제역 방역에는 다소 힘을 쏟지 못하고 있다. 

결국 8개월 간의 특별방역기간 중 절반이 흘렀음에도 일제검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자칫 소홀한 예방으로 인해 구제역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AI 역시 초동대처 미흡이 사상 최악의 피해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에 현 상황에서 구제역까지 발생하게 될 경우, 닭·오리에 이어 돼지 등이 대대적으로 살처분되며 축산 기반이 회복 불능 지경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때문에 당장 구제역을 대비한 방역체계를 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구제역 발생 시 돼지고기나 소고기의 희소성으로 값이 오르며 가뜩이나 팍팍한 물가를 끌어올려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이에 도 관계자는 “AI 사태가 예상보다 심해 일제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으나 농가마다 백신접종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면서 “특별방역기간 외에도 항시 모니터링을 하는 등 구제역 전면 차단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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