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역·수사능력 갖춘 외사경찰관 양성해야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외국인 범죄자의 국적도 다양해지고 있으나 수사에 필요한 경찰 통역 요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경찰 통역 요원은 영어·중국어·일본어가 80%다. 경찰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민간인 통역 요원을 늘리고 있지만 내실있는 수사가 어려워 경찰 자체 통역 요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외국인 범죄자는 2012년 3만2천364명에서 2015년 4만6천994명으로 3년사이 45.2% 증가했다. 특히 미국·중국·일본 국적 범죄자 비중은 2012년 51.9%에서 2015년 51.6%로 감소했지만, 베트남과 몽골 등 기타 국적의 범죄자는 같은 기간 48.1%에서 48.4%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경기도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도 지난 2012년 7천765건, 2013년 8천689건, 2014년 1만69건, 2015년 1만2천620건, 2016년 11월말 기준 1만5천40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외국인 범죄가 매년 급증하고 범죄자의 국적도 갈수록 다양해지는데 경찰 통역 요원은 여전히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에 편중돼 있다. 전체 경찰 통역 요원이 868명인데 영어 통역 요원이 403명(46.4%)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국어 182명(21.0%), 일본어 113명(13.0%) 순이다. 2015년 기준 베트남 국적 범죄자가 중국 국적 범죄자 다음으로 많았지만, 베트남어 통역 요원은 49명(5.6%)에 불과했다. 외국인 범죄 비중 4위인 몽골의 경우, 통역 가능 요원이 고작 10명(1.2%)뿐이었다.

경찰은 통역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민간 통역 요원을 늘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 36개 언어권의 민간인 통역 요원 2천648명이 활동 중이다. 중국어 통역 요원이 75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어(397명), 영어(296명), 일본어(273명) 순이다. 모자라는 경찰 통역 요원을 민간에서 충당하고 있는 것인데 전문성이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모집과 운영에 있어 근거법령이나 예산 등의 문제가 있고, 강제성 없는 자발적 봉사이기 때문에 통역 거부도 종종 있어 필요할 때 인력을 활용하지 못한다.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사건처리가 잘못될 수도 있다.

심도있는 수사가 이뤄지려면 수사 비전문가인 민간인 통역을 늘리기보다 경찰 통역 인력을 다양화해야 한다. 언어뿐 아니라 해당 국가의 문화에도 능통한 인력을 채용, 통역과 수사 능력을 모두 갖춘 외사 경찰관을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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