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어떻게 동지가 해마다 바뀌나” 孫 정계은퇴 요구
김동철 “문재인의 한명회” 역공… 문병호도 사죄 촉구
안희정 충남지사가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면서 촉발된 기 싸움이 더불어민주당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진영과 국민의당 간 정면충돌로 확산되고 있다.
안 지사는 4일 손 고문을 겨냥 ‘철새 정치인’이라며 공세를 이어간 반면 손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국민의당은 안 지사의 과거 복역 사실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의 한명회’라고 반격했다.
안 지사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손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그때 한나라당 경선에서 3명의 대선 후보 중에 3등을 했는데 경선이 한참 시작될 즈음 탈당을 해버렸다. 그때도 무척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이어 “과거에는 이합집산하는 철새 정치를 부끄러워라도 했는데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 이후에는 구국의 결단처럼 됐다”면서 “정당은 서로 동지가 돼 나라를 잘 이끌어보자고 만든 조직인데 손 전 대표는 동지가 어떻게 해마다 수시로 바뀌느냐”고 꼬집었다.
안 지사는 전날(3일)에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명분 없는 이합집산이 거듭된다면 한국의 정당정치는 또다시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더 이상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원칙을 훼손시키지 말아 달라”며 손 전 대표의 정계 은퇴를 요구한 바 있다.
안 지사의 측근으로 꼽히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성명을 내고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이합집산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보따리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안 지사를 거들었다.
안 지사의 비판이 계속되자 손 전 대표를 대신해 국민의당도 역공에 나섰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안 지사를 두고 ‘문재인의 한명회’라며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안 지사의 언행을 보고 있으면 530여 년 전 한명회가 떠오른다”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한명회가 돼 폐족에서 왕족으로 부활하기 위해 문 전 대표를 옹호하겠다는 모습이 한심해 보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한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후배 정치인이 그렇게 막말을 해서는 안 된다. 안 지사야말로 불법 대선자금도 받고 복역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문병호 전 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고 “안 지사의 망언은 한마디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한 짓”이라며 “안 지사 등 친문세력은 상습적인 정치적 뒤통수 치기로 경쟁자들을 제거하는 구시대 정치의 작태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의원은 그러면서 “손 전 대표는 ‘혁신과 통합’을 주도하며 폐족 위기에 몰린 친노세력을 민주당에 받아들인 은인”이라며 “안 지사는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하라”라고 촉구했다.
강해인·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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