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농협 맞나?… 예금잔액 부풀리기 등 위법행위

신토불이 농협, 수년간 불법 일삼다 ‘중징계’ 예금잔액 부풀리고 보험 갈아타기 권유
과태료 1억에 첫 경고 처분

토종 은행임을 자처하고 있는 농협이 거래처의 예금잔액을 부풀려주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보험 갈아타기를 권유하는 수법의 부정행위가 적발돼 말썽을 빚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은 과태료 1억원을 부과하고 농협에 대해 처음으로 기관경고 처분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농협은행 종합검사에서 5가지 위법 사실을 적발하고 과태료 1억 670만 원을 부과하는 한편 기관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이 은행업무와 관련해 기관경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은 그동안 신토불이 토종은행임을 자처하며 농민 중심으로 대국민 영업을 펼쳐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농협은행 9개 영업점은 2012년 8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건설사 등 49개 거래처에 예금잔액 증명서를 변칙적으로 발급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 건설사들은 입찰에 참여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농협은행은 거래처인 건설사의 예금이 담보로 잡혀 있는데도 담보가 잡히지 않은 온전한 예금인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으로 거래처 자금력을 부풀려줬다. 기업에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하기 직전 담보권을 해지하고, 증명서 발급 후 담보권을 다시 설정하는 방법을 썼다. 한 거래처는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한 다음 날 자금을 전액 인출해가기도 했다.

 

또 고객에게 불리한 보험 갈아타기를 유도해 부당하게 수수료를 챙긴 사실도 적발됐다. 농협은행 39개 영업점은 보험계약자 42명에게 기존에 가입한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보장 내용이 유사한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도록 했다. 

보험업법에서는 기존 보험 계약이 소멸된 뒤 1개월 전후로 보장 내용 등이 비슷한 새로운 보험 계약을 청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 같은 수법으로 수입보험료 14억 7천900만 원과 판매수수료 4천6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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