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빠들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매일 평균 6분이다. 하루 6분이면 아이가 20세까지 아빠와 보내는 시간은 30일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운데 남성의 육아 휴직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아빠 육아’를 선택한 남성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성의 육아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
‘하루 10분 아빠 육아’ 저자 안성진씨
매일 대화 나누고 놀아주고… 휴일엔 야외활동
<하루 10분 아빠 육아>(가나북스 刊)의 저자 안성진은 육아 휴직 대신 ‘적극적인 육아 참여’로 일 가정 양립의 조력자로 나섰다.
“보통 아빠들은 직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이미 피곤해 여력이 없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하지 않으면 친해질 수 없어 짧게라도 매일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거창하고 특별할 것은 없다. 하루 10분이라도 대화 나누기, 잠자기 전 책 읽어주기, 장난감으로 놀아주기 등이다. 엄마와 잘 하지 않는 신체적 활동도 그의 몫이다. 휴일에는 야구와 등산 등 야외 활동을 함께 한다.
안씨는 “엄마가 ‘독박육아’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저출산 문제의 원인 중 하나”라며 “아빠도 일하면서 육아를 하면 피곤하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아이의 성장을 돕고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기회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공부를 해야 육아도 제대로 할 수 있어 육아는 곧 부모의 자기계발과정”이라며 “부모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도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직장에 다니는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것은 힘들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빠들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매일 평균 6분이다. 하루 6분이면 아이가 20세까지 아빠와 보내는 시간은 30일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운데 남성의 육아 휴직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아빠 육아’를 선택한 남성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성의 육아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
말로만 육아휴직… 기업문화 바뀌어야
<아빠육아의 민낯>(안뜰 刊)을 펴낸 가욱현씨는 “정책은 잘 돼 있는데 쓰질 못하는 것”이라며 현실을 꼬집었다.
간부급 본부장이었던 가씨는 육아를 위해 단호히 사표를 낸 인물이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아내는 일을 그만둘 수 없고 야근이 잦았다.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틱 증세까지 보이는 아들을 보며 육아휴직을 고려했다.
“육아휴직이 가능했지만 회사에서는 사례가 없다고 거절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표를 내고 육아에 전념했다.”
법에서 남성의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있어도 기업의 상황과 문화가 안 돼 있는 실정이다. 한 사람이 여러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는 휴직이 힘들다. 휴직을 하려 해도 자신의 자리가 없어질 수도,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 함께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정부에서 기업에 세제 혜택을 준다든지, 육아휴직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는 기업에 패널티를 준다든지 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개인은 자신들도 제도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점을 상기해 동료가 휴직에 들어가도 그 불편함을 감내할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육아를 하며 부자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시적인 건 아들의 틱이 없어졌다는 것. 아이는 자신의 스케쥴 이후 아빠와 쭉 함께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고, 정서적 문제들이 해결됐다.
그러나 흔치 않은 아빠 육아자로서 또 다른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엄마들만 있는 평일 놀이터에서의 시선, ‘어머니회’같은 일련의 육아 커뮤니티 명칭에 새겨진 편견 등이다.
그는 “아빠들이 육아한다고 갑자기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며 “정부 정책, 복지, 기업 문화, 가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사소하다고 느낄 수 있는 명칭 변경까지도 한 번에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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