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오는 12일 귀국을 앞두고 정치권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히 반 전 사무총장의 고향인 충북 지역을 중심으로 충청권 의원들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충청 민심이 움직일 경우 대통령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경기·인천 지역 충청 출신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야 각 정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 전 총장을 가장 주목하는 정당은 단연 새누리당이다.
대권 잠룡들이 대부분 바른정당으로 옮긴 상황에서 반 전 총장 마저 바른정당으로 향할 경우 자칫 유력 대권 잠룡을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누리당내 충청권, 특히 충북 의원들이 반 전 총장과 행보를 같이하기로 한 상황에서 제2의 집단탈당도 우려되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반기문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북 의원 중 이미 이종배·경대수·박덕흠 의원이 반 전 총장 지지를 공식 선언했고, 권석창 의원은 공식적인 입장은 내지 않았으나 이들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외 당협위원장 대부분도 반 전 총장 지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분석되면서 정우택 원내총무를 제외한 충북 의원·원외 위원장 모두가 반 전 총장 대권 행보에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정당도 반 전 총장에 대해 지속적인 러브콜을 던지며 새누리당과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은 반 전 총장에 대해 지속적인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반 전 총장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반 전 총장이 바람몰이에 성공하면 이 지사 역시 ‘정치적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해 다음 날 13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곧바로 고향인 음성을 찾아 부친 선영과 충주에 거주하는 모친 신현순(92) 여사에게 귀국 인사를 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의 귀향에 맞춰 규모로 계획했던 대규모 환영대회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 측이 대통령 탄핵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세몰이 이벤트가 자칫 역풍이 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선 후보로 출발하기 전부터 ‘충북 대통령’이라는 특정 지역에 국한시키는 프레임에 갇히는 것을 피하려는 박 전 총장 측의 의도로 해석된다.
반 전 총장의 귀국으로 충청권으로 중심으로 ‘반기문 바람’이 불어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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