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곳뿐인 ‘천연비행장’ 사곶사빈 갯벌화 속수무책

1991년 농어촌公간척지 조성
오염 가속 ‘천연기념물’ 무색
관계기관 근본적인 대책 뒷전

▲ 문화재청이 199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사곶사빈 천연 비행장이(오른쪽) 백령호 농지간척사업의 영향으로 오염되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
▲ 문화재청이 199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사곶사빈 천연 비행장이(오른쪽) 백령호 농지간척사업의 영향으로 오염되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
천연기념물 391호인 백령도의 천연비행장 ‘사곶사빈’이 1991년 부터 농어촌공사가 조성한 간척지(백령호)로 인해 20여년째 오염되며 실트질(갯벌)화 되고 있으나, 이를 원상회복할 복구대책 등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10일 논평을 통해 “세계에서 2곳 밖에 없는 백령도의 천연기념물 사곶사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 되고 있다”며“환경연합은 지난달 22일 문화재청과 인천시 옹진군에 사곶사빈의 관리실태 및 향후 관리 방안을 질의했다”고 밝혔다.

 

‘사곶 천연비행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모래 해변은 실제로 한국전쟁 이후 군용 비행기 활주로로 쓰이기도 했다. 두껍게 쌓여 있는 미세한 석영질 모래층이 무거운 비행기가 내려앉아도 꺼지지 않을 만큼 치밀하고 단단하기 때문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의 질의에 문화재청은 “옹진군의 연구조사 요청이 없어 조사가 이루어진바 없지만, 전문가와 함께 현지조사를 통해 훼손 여부와 관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옹진군은 “공군주관으로 지난해 10월 조사를 하였는데, 그 결과 사곶사빈 일부 구간에 대해서는 횡단경사도가 기준을 초과했으나, 천연활주로 이용에 따른 허용지지력은 충분하다는 조사결과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대해 옹진군의회 한 관계자는 “솔직히 사곶사빈은 지난 20여년간 실제로 실트질(갯벌)화 되었고, 주원인은 백령호를 만들기 위한 820m의 방조제 때문이라는 것은 옹진군과 한국농어촌공사 등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해안 방조제, 방파제를 건설하면 그 영향으로 좌우측 해안에 뻘이 생기는 현상은 관련학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는 것.

 

하지만 천연기념물인 ‘사곶사빈’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지는 어느 기관에도 없다.원인을 제공한 농어촌공사는 이미 2011년 옹진군에 소유권을 넘겼고, 옹진군은 820m의 방조제를 헐고 143㏊의 토지를 다시 바다로 만들 여력이 없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옹진군은 문화재청에 관련 연구용역 예산을 요청하고, 문화재청은 시급히 사곶사빈과 백령호 방조제등 주변시설물에 따른 훼손여부등 인과관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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