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V리그, 남녀부 모두 3강체제 균열 조짐

최근 프로배구 V리그 남녀 모두 3라운드까지 굳건하던 3강체제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NH농협 2016-2017 V리그가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반 이후 남녀 모두 중위권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남자부에서 3강을 이루고 있는 1위 천안 현대캐피탈(승점 41)과 2위 인천 대한항공(40점), 3위 수원 한국전력(39점)이 최근 주줌한 틈을 타 4위 대전 삼성화재(35점)와 5위 서울 우리카드(34점)가 꾸준한 상승세로 턱밑까지 쫓아왔다. 

여자부에서도 1위 인천 흥국생명(35점)과 2ㆍ3위인 화성 IBK기업은행(33점), 수원 현대건설(32점)의 선두싸움에 4위 대전 KGC인삼공사(30점)가 뛰어들며 안개정국이다. 지난 8일 선두 흥국생명까지 제압한 KGC는 현대건설을 밀어내고 3위까지 치고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최근들어 남자부 삼성화재와 우리카드, 여자부 KGC의 상승세가 무섭다. 삼성화재는 용병 타이스만이 고군분투했지만 주포 박철우가 복귀한 이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잇따라 격파하며 서서히 ‘명가’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우리카드의 경우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권 팀들을 잡으며 ‘도깨비팀’으로 이름을 날려왔다. 외국인선수 파다르와 최홍석을 중심으로 신으뜸, 김은섭, 박상하 등이 고른 활약을 펼치면서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이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KGC가 돌풍의 중심에 놓여있다. KGC는 올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최고의 용병으로 평가받고 있는 알레나가 득점(556점)과 공격성공률(43.86%)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프로무대 데뷔 후 대부분 세터로만 뛰었던 한수지도 이번 시즌 센터로 완벽하게 포지션 변신에 성공하며 블로킹 부문에서 2위(세트당 0.86개)에 올랐다.

 

반면, 선두권 팀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고민이 깊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수비형 용병 톤의 약한 공격력이 걱정이고, 대한항공도 용병 가스파리니의 위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한국전력은 주전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높은데다 풀세트 경기가 많아 자칫 주축 선수들의 체력방전과 부상이 우려된다. 여자부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은 기복이 많은 경기력을 줄여야 하고, 현대건설은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양효진, 김세영 세터 듀오가 건강한 모습을 보여야 완전체로 거듭날 수 있다.

 

올시즌 V리그에서 굳건하던 3강체제가 중위권 팀들의 도약으로 흔들리면서 앞으로 배구 팬들에겐 선두권 순위싸움이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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