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면 시간, 개인마다 달라. 중요한 것은 시간보다 질.
어떤 사람은 4~5시간만 자도 하루를 활기차게 보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8~9시간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적정한 수면시간과 나에게 맞는 수면시간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연령에 따라서 많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태어나서 6개월까지는 하루에 18~20시간 정도 잠을 자지만, 성장함에 따라 점점 줄어든다.
어릴 때는 성장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긴 수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게 되면서 수면 시간도 점차 줄어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람에 따라 적정 수면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잠 자는 ‘시간’보다 잠의 ‘질’이라고 말한다.
수면은 ‘NREM(non-REM)수면’과 ‘REM(Rapid Eye Movement)수면’으로 분류된다. REM수면은 수면 중 빠른 눈동자의 움직임이 특징으로 호흡, 심박동, 혈압은 불규칙해지고, 자율 신경계가 항진돼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도 가장 심해지는 단계다. REM수면 중에는 몸은 마비가 되지만, 정신은 활발하게 활동을 하며 꿈을 꾸기도 한다.
NREM 수면은 수면 단계에 따라 N1, N2, N3로 분류된다. NREM수면동안 호흡과 심박동이 느리고 안정적이며, 저혈압의 조용한 상태를 유지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NREM수면은 육체의 휴식, REM수면은 정신의 휴식 상태라고도 추정된다. 성인은 약 90분 주기로 반복되는 수면 주기를 가지고 있다. 정상 성인에서는 N2가 약 50%정도로 가장 많고, REM은 약 25% 정도를 차지한다.
양질의 수면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수면 시간뿐 아니라 각 수면 단계가 적절하게 구성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수면은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중추신경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저하돼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평소보다 4시간을 못 자면 반응 속도가 45%가량 느려지고, 하룻밤을 전혀 안 자고 꼬박 새우면 반응 시간이 평소의 두 배 가까이 길어진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또 수면부족은 무엇보다 정신적인 활동을 흐리게 한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새롭고 복잡한 문제나 창의력, 재치, 순발력 등을 요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생기가 없고 둔감해지며, 기분이 가라앉아 평소 쾌활하던 사람도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쉽게 우울해지고 짜증이나 화를 잘 내기도 한다.
수면시간이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수면시간이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이 자면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늘어지게 된다. 그래서 수면과다는 불면증과 함께 우울증의 대표적인 징후이다. 갑자기 수면시간이 줄거나 늘었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질 좋은 수면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적절한 수면시간을 찾아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햇볕을 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후에 잠시라도 시간을 내 외부로 나가서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송시연기자
도움말 = 아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 정규병 원장,
잠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
▲졸릴 때 커피를 마시면 잠이 깬다? = 아니다. 커피나 콜라 등의 각성(覺醒)효과는 일시적이다.
▲자신이 잠들기 시작하는 시간을 알 수 있다? = 아니다. 알 수 없다.
▲능숙한 운전자는 졸려도 본능적으로 차를 잘 몰 수 있다? = 아니다. 누구라도 졸리면 판단력, 순발력이 떨어지게 돼 있다.
▲잠을 충분히 잔 경우 약간 피곤해도 졸음운전의 위험은 없다? = 아니다. 간밤에 푹 잤는지를 인지할 순 없으며 피곤하면 졸음은 온다.
▲나이가 어리고 젊을수록 잠을 덜 자도 된다? = 아니다. 성장에 숙면은 필수적이고 나이가 젊다고 덜 자고 멀쩡 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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