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은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 중계될 정도로 비상한 관심 하에 거행되었지만 미국을 비롯하여 지구촌은 앞으로 예상되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 때문에 대책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는 이번 취임식 광경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숱한 불확실성을 갖고 출발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물론 세계 언론 대부분이 지적한 바와 같이 트럼프 시대에 가장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의 시대로 말미암아 불가예측성만 확산될 것이다’라는 불안감의 형성이다. 더구나 트럼프가 ‘미국 제일주의’를 상징하는 ‘아메리칸(American)’을 취임사에서 무려 16번이나 언급할 정도로 국익을 중심에 둔 힘의 외교만을 강조하고 있어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설정에 중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주한미국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통상에 있어 지난해 기준 약 23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트럼프 정부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혜로운 대처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는 이미 대통령 후보 시절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 추가 부담은 물론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폐기를 주장했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무역, 세금, 이민, 외교 정책과 관련한 모든 결정은 미국 노동자와 미국 가정에 혜택을 주기 위해 이뤄질 것”이라면서 “미국민의 손과 미국민의 노동으로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미국 제품을 사라. 미국인을 고용하라”를 미국 우선주의를 실천할 두 가지 원칙으로 내세웠을 정도인 것을 보면 미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인하여 트럼프를 상대할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다. 미국은 비록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리더십 공백 상태를 이용, 미국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할 외교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더욱 농후하다.
트럼프의 등장은 이미 중국과의 관계에서 여러가지 파열음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의 안보, 통상 등에 있어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국가들이다. 미·중관계의 악화는 결코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 ‘하나의 중국’ 문제로 미·중관계가 악화될 경우, 우리 외교는 동북아의 균형추를 유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세련된 외교전략 수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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