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반도체용 웨이퍼(기판) 전문 기업인 LG실트론을 인수, 반도체소재 분야 사업 수직 계열화에 나섰다.
SK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천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결의에 따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른 시일 내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LG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제조·판매하는 전문 기업으로 300㎜웨이퍼 분야에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LG실트론은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반도체용 웨이퍼를 공급하고 있다.
SK그룹은 M&A를 통한 반도체 수직계열화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지난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OCI머리티얼즈(현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반도체소재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 인수로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핵심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반면 LG그룹으로서는 이번 인수ㆍ합병으로 반도체 제작 사업에서는 완전히 손을 뗀 모양새다. LG그룹은 지난 1989년 금성일렉트론을 설립, 이후 1995년에 이름을 LG반도체로 바꾸고 사업을 키워왔지만 199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분을 현대전자사업에 넘겼고 이 회사가 현재 SK하이닉스가 됐다. LG실트론은 1990년 동부그룹에서 넘겨받아 경영권을 유지해왔지만 이 역시도 SK그룹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LG그룹은 그동안 M&A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새로 확보한 현금 6천200억 원으로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그룹 관계자는 “신성장사업으로 삼는 에너지, 자동차 전장 사업 등에 집중하고 연관성이 낮은 실리콘 웨이퍼 사업은 떨치고 가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며 “매각 대금의 용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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