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가 25일 “혁신으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남 지사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 정치와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제19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다”면서 “모든 국민이 원하면 언제든 일할 수 있는 ‘국민 일자리 특권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철인같은 지도자 한 사람이 세상을 이끌던 시대는 끝났다”며 “제가 만드는 혁신 대한민국에서는 청년, 경력단절 여성, 장애인, 은퇴 노인 등 모든 국민이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 출마 선언의 핵심 요지는 ‘세대교체’와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그는 ‘일자리 대통령’으로서 협치를 통한 정치 안정, 튼튼한 안보와 자주국방, 재벌중심 체제에서 벗어난 경제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리빌딩(rebuilding·재건설)’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남 지사는 수도 이전·모병제·사교육 폐지 등 이른바 ‘남경필표 3대 어젠다’를 발표한 바 있다. 2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희정 충남지사와는 당과 이념은 다르지만 ‘평화(통일)경제특구’ 설치와 ‘수도 이전’을 공통 공약으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남 지사가 바른정당의 최종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을지는 그의 몫이다. 현직 경기지사의 대선 출마로 경기도정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남 지사는 도의회와 도민들에게 양해를 구했지만, 그렇다고 도정 공백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경기지사로 몸담고 있는 한 경기도 행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남 지사는 최근 도정보다 국정에 관심이 더 많아 도 행정에 소홀하단 비판이 많았다. 수개월 전부터 전국을 누비며 특강정치를 해왔고, 경기도보다 서울 여의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도정 현장에 남 지사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남 지사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에 입당하면서 경기도 ‘연정(聯政)’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 도의회 새누리당 몫의 연정위원장 2명이 바른정당으로 가면서 공석이 되는 등 연정이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연정을 둘러싼 보수정당 간 갈등으로 연정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대선에 집중하고 있는 남 지사도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연정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남 지사의 대선 출마는 기정사실화됐다. ‘투잡(two job)정치’에 당사자들은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행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당부하고 싶은 건 그 후유증이 크지 않게 도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부지사를 비롯한 도 공무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지사가 아닌 도민을 염두에 두고 흔들림 없이 도정에 전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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