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제작 후너스엔터테인먼트)이 지난 30일 대서사의 서막을 열었다.
‘역적’은 사료에 충실한 그림에 현대적 연출을 더해 퓨전 사극과 전통 사극의 경계를 뛰어넘으면서 사극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날 방송은 씨종(대대로 내려가며 종노릇을 하는 사람)의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다 ‘아기 장수’로 태어난 아들 홍길동(아역 이로운 분, 윤균상)을 온전히 키우기 위해 운명을 거스르기로 마음먹는 아모개의 발버둥이 주축을 이뤘다.
아들 길동이 주인댁 도련님을 향해 절구를 차고, 그 사건으로 아내 금옥(신은정)이 마님(서이숙)에게 매질을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아모개는 “이놈의 버릇을 확실히 고치겠다”며 아들을 질질 끌고 뒷산으로 향하지만 핏덩이 같은 것을 어쩌지 못하고 내려와 주인댁에 “재산을 불려 줄 테니 외거(주인집에 거주하지 않고 독립된 가정을 가지면서 자기의 재산을 소유할 수 있었던 노비) 시켜달라”고 애걸한다.
단 몇 줄에 불과한 홍길동의 기록에 ‘아기장수’라는 설정을 덧붙인 퓨전사극 ‘역적’은 첫방송부터 빽빽한 밀도로 전통 사극 못지않은 무게감을 자랑했다.
김상중의 연기는 단연 압권. 절굿공이를 한껏 치켜들었지만 차마 아들을 내려치지 못하고 주저앉을 때, 씨종이라는 운명을 자식에게 물려줘야 하는 절망에 빠져 고개를 떨구는 모습은 절규로 다가와 마음을 울린다.
주인댁의 재산을 불려주려다 갈비뼈가 나가고 어금니가 빠져도 외거할 수 있다는 희망에 벅차하는 아모개의 모습은 그의 끝없는 부성애를 보여줬다.
방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며 기대감을 키웠던 ‘역적’은 디테일한 연출력과 빼어난 극본, 다층적인 연기력으로 무장해 기대에 꼭 걸맞은 완성도로 첫방송에서 시청률 8.3%(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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