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보수 이끌 새 리더십 필요”… 캠프 총괄본부장에 정두언 영입
바른정당에서 대권 도전이 예상됐던 원희룡 제주지사가 31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대선후보 경선구도가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 간 2파전으로 사실상 좁혀졌다.
남 지사와 유 의원은 ‘보수 후보 단일화’와 ‘모병제’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두 후보 간 불꽃튀는 정치·정책 경쟁이 예상된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제주를 보물섬으로 만들기 위한 책임에 보다 충실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을 이끌고 가야 할 중심축인 건강한 보수를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5일과 26일 각각 대선출마를 선언한 남 지사와 유 의원 간 대권을 향한 주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원 지사는 이날 남 지사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원조쇄신파였던 ‘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멤버였다는 점에서 남 지사의 우군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남 지사는 원 지사의 불출마에 대해 “오랜 동지로서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면서 “원 지사와의 동행은 보수 혁신의 길이었다. 쇄신파의 대명사인 ‘남원정’이 바른정당에서 다시 힘을 모으게 된 것도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또 남 지사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리더십으로 보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와 지도자가 필요하다”면서 “보수는 결국 날 대표로 내세워야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지금의 보수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색깔론과 지역주의를 전가의 보도처럼 여긴다”며 “보수는 독점, 특권의 낡은 가치를 버리고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경기지사로서 연정이라는 정치적 실험을 성공시켰고 국민이 바라는 일자리 창출의 성과도 거뒀다”면서 “대통령이 돼도 야당에 권력을 나누고 힘을 합쳐 정권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답보상태인 지지율에 대해서는 “아직은 정권교체 흐름이 강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심대한 리더십 문제를 곧 국민이 느끼고 판단할 것이고 그다음 새로운 정치, 젊은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이날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정두언 전 의원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유승민 의원이 전날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한 것에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정 총괄본부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필패다. 유승민 의원도 대선에서 무난하게 지는 후보”라고 주장하며 “그러나 남 지사는 미지수다. 난 언제나 미지수를 선택해왔고 항상 승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민·구윤모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