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 실력 쌓아 매년 전시회
‘마켓파니’서 다양한 작품 판매
불우이웃 위해 수익금 전액 기부
“우리는 사랑이란 천 조각에 새로운 희망을 새깁니다.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사랑으로 꿰매다 보면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퀼트로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과천시 퀼트동호회 김영숙 회장은 퀼트는 단순히 버려진 천 조각으로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 사랑과 희망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김 회장이 퀼트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여 년 전인 지난 2005년. 취미 삼아 몇몇 동료와 함께 시작했는데, 쓸모없는 천 조각이 예술작품으로 변신하는 매력에 손을 놓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들은 다양한 퀼트 기법을 배우기 위해 강사를 초빙,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으며 지난 2013년에는 과천시 퀼트동호회까지 결성했다.
동호회 회원들의 퀼트 실력은 단순히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라 작품을 전시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 매년 전시가 끝날 때마다 작품을 살 수 없느냐는 주문이 이어졌다. 이들은 작품을 좋은 일에 사용하자는 제안에 주저 없이 이웃사랑을 선택했다.
과천시 퀼트동호회는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지난해 과천주민이 주관한 ‘마켓파니’에 40여 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고가의 작품은 많이 팔리지 않았지만, 지갑과 덮개 등 일상용품의 작품은 손님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회원들은 100여만 원의 판매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에 써달라며 과천시 마을돌봄센터에 기부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이 만든 작품이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준 같아 큰 보람을 느꼈다”며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힘들고 아픈 이웃을 위해서도 한땀 한땀 희망을 새겨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퀼트가 우리나라의 누비와 같은 민속공예라고 설명했다. 천과 천을 연결하는 누비 문화는 퀼트와 패치워크 등 이름은 다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퀼트는 고대 이집트 파라오 무덤에서 발견돼 기원전 3천400년 역사를 갖고 있고, 우리나라 누비 문화 역사도 고구려 고분 감신총 벽화에서 발견됐다고 귀띔한다.
김 회장은 “우리 선조는 틈만 나면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옷과 이불, 십자수 등을 만들어 왔는데 요즘은 바느질이 낯설게 느껴지는 게 현실”이라며 “우리의 바느질 문화가 다시 안방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바이러스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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