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 ㈜세한 대표, 年 50억 매출… 불황 속 성공비결은 ‘역발상 경영’

산업용부품 ‘에어샤프트’ 국내 40% 점유
“위기일수록 공격적 투자·품질개선 필요”

▲ 20170123_172529
“어렵다고 누가 그 일을 대신해 주지 않잖아요.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광주시 태전동에 위치한 에어샤프트(포장지 등 원단을 감아 올릴 때 중심에 들어가는 산업용 부품) 제조업체 ㈜세한의 김재윤 대표는 푸근한 인상과 권위의식이 느껴지지 않는 말씨와 달리 기업경영에 대한 철학을 얘기할 때 만큼은 그 누구보다 확고한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조선·해운업의 위기와 미국의 우선무역 정책,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국내외 각종 악재가 겹쳤다”며 “그러나 뒤돌아 보면 지난 수년간 경기가 좋았던 적은 없다. 이럴 때일수록 공격적인 투자와 품질개선이라는 역발상으로 경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1992년 30대 초반, 잘 다니던 외국계 에어샤프트 제조회사를 박차고 나와 회사를 차렸다. 당시 혼자서 회사 매출의 70% 이상을 달성하는 두각을 나타낸 그는 5년만인 1997년에는 제조업으로 확장시키며 광주시 송정동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는 태전동으로 자리를 옮겨 연간 5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중견기업으로 성장, 국내 에어샤프트 및 로타리조인트(산업용 부품)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회사로 도약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2년 경기도 중소기업인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수상한데 이어 2014년도에는 경기도중소기업인 포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지난 25년간 기업을 운영하며 단 한차례도 어려웠던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낙천적이다. 현장에서 기름때를 묻혀가며 작업을 하는 동안 기계소음에 이명이 생겼고 믿었던 직원이 회사기밀을 빼돌려 부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십년을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몰랐고, 좌절하고 남을 탓하기보다는 성장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수년 전에는 작업하던 근로자가 다치자 모든 공정을 전자동화하는 CNC시스템으로 교체했다. 김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가 쉽지는 않지만 기계설비 개선은 결국 생산속도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품질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영철학은 ‘사람이 곧 재산’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하다. 실제 김 대표는 직원들 복리후생과 사회공헌 사업에 있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인근 대학과 시설에 주기적인 기부로 나눔을 실천하는 한편 사내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직접 직원들 생일을 챙길 정도로 소소한 애경사까지 관심을 기울인다. 기업 경영 역시 세습이 아닌 회사를 사랑하고 애착이 있는 전문 경영인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99%가 중소기업이고 88%가 중소기업인”이라며 “중소기업은 업무 표준화 실현을 통해 환경을 개선하고 정부는 교육이나 세금, 주택구입 등 현실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구직난 타개는 물론 진정한 복지가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한상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