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교시가 7교시로 둔갑… 안산비즈니스고 ‘왜 이러나’

전산에 ‘정상수업’ 허위기재…학습권 침해 심각

경기도교육청이 특성화 학교로 지정한 안산국제비즈니스고등학교가 학생들을 조기 하교시킨 뒤 정상적인 수업을 한 것처럼 허위로 전산상에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학교의 일방적인 수업일정 무시 행태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 받을 권리마저 침해했다는 지적을 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일 안산교육지원청과 안산국제비즈니스 고교 등에 따르면 국ㆍ공립과 사립 고교는 교육부 지침을 바탕으로 1년 동안 학사일정을 편성하도록 돼 있다. 이에 1시간의 수업을 50분을 원칙으로 하되, 학교 여건을 고려한 탄력적인 교육과정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안산비즈니스 고교는 학사일정에 반영된 수업일정을 무시한 채 학생들을 조기에 하교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개학 당일인 지난 1일과 2일 정해진 수업시간이 7교시로 계획돼 있었지만, 학생들은 4교시 수업만 받고 귀가했다. 게다가 학교 측은 전산에는 정상적으로 수업을 마친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

 

더욱이 학교 측은 이같은 상황을 학생들에게 단 한마디 설명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께 안산국제비즈니스 고교 앞은 학교를 빠져나오는 학생들로 붐볐다. 예정된 7교시 수업을 하지 않고, 4교시 수업만 받았기 때문이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하굣길에 나선 K양(18)은 “어떠한 설명도 없이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단축수업을 한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면서 “지난 1일에도 점심시간 전에 하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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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해에도 이유없이 학교 측이 단축수업을 진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지난해 학교 행사가 있는 날에는 50분 수업시간을 40분으로 줄여 운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졸업을 앞둔 한 학생은 “작년에도 이유없이 단축수업을 한 기억이 있다”면서 “선생님들이 반 학생들에게 설명조차 하지 않아 영문도 모른 채 귀가했는데 지금도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학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종종 단축수업을 했다”면서 “학생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는데 이를 무시한 학교 결정에 대해 교사들이 나서지 않아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일정 부분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내부적인 문제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안산국제비즈니스 고교의 한 관계자는 “계획된 수업 일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한다”면서도 “수업을 하지 않은 부분은 신입생 모집 등 내부적인 문제가 생겨 이를 해결할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확인된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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