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지워지는 ‘개성공단 평화누리명품관’

가동 중단으로 입주社 생산 끊겨 간판마저 中企 판매관으로 바꿔
재고품도 한 두 달내 소진될 듯

▲ 폐쇄 1년… 적막한 개성공단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년째(2월 10일)를 앞둔 6일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폐쇄 1년… 적막한 개성공단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년째(2월 10일)를 앞둔 6일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개성공단이 전면 폐쇄된 지 1년이 다가오고 있다.

 

멈춰선 남북관계의 시간만큼 개성공단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마련된 ‘개성공단 평화누리명품관’에는 공단 입주기업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6일 오전 11시께 킨텍스 제2전시장 1층 한편에 330㎡ 규모로 마련된 평화누리명품관은 매서운 한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공단 가동 중단으로 입주기업들의 제품 생산이 끊기면서 지난달에는 급기야 ‘우수 중소기업 전시 판매관’으로 간판까지 바꿔 달았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제품만으론 매장 구색을 갖출 수 없어 타 중소기업 제품으로 공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바깥 유리창에 남아있는 자그마한 ‘개성공단 평화누리명품관’ 글자만이 지난 2015년 정부와 경기도,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기대 속에 탄생한 개성공단 관련 매장임을 나타냈다.

 

더는 제품을 수급할 수 없는 입주기업들은 매장에서 하나 둘 철수하고 있다. 개점 초 입점 기업은 의류, 잡화 생산 기업 등 모두 21개 업체에 달했지만, 지금은 16곳에 그친다.

 

이마저도 남한 내 대체 생산시설을 갖춘 7개 기업만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나머지 9개 기업의 상품은 전량 재고품으로 한 두 달 내에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빈자리는 개성공단 기업 제품이 아닌 타 중소기업의 제품이 대신할 예정이다.

 

 개성공단이 폐쇄된지 1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불투명한 앞날에 입주 기업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에서 이름을 바꿔 운영중인 고양시 킨텍스 내 ‘우수 중소기업 전시 판매관’에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개성공단 생산품과 기업 생존을 위해 수입한 상품들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개성공단이 폐쇄된지 1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불투명한 앞날에 입주 기업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에서 이름을 바꿔 운영중인 고양시 킨텍스 내 ‘우수 중소기업 전시 판매관’에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개성공단 생산품과 기업 생존을 위해 수입한 상품들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개점 초창기 개성공단의 상징성과 ‘메이드 인 코리아’로 해외 바이어들의 시선을 모았던 관심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발표된 당시에도 개성공단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의 관심 속에 매출이 상승했던 곳이었다. 이 때문에 입점 기업들은 1여 년 전만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개성공단 평화누리명품관 운영ㆍ관리자인 이형로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상무는 “문을 연 2015년도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다들 꿈이 컸는데 갑작스럽게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시간만 흐르고 있어 암담하다”며 “앞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성장과 판로 개척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정자연ㆍ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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