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중단으로 입주社 생산 끊겨 간판마저 中企 판매관으로 바꿔
재고품도 한 두 달내 소진될 듯
멈춰선 남북관계의 시간만큼 개성공단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마련된 ‘개성공단 평화누리명품관’에는 공단 입주기업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6일 오전 11시께 킨텍스 제2전시장 1층 한편에 330㎡ 규모로 마련된 평화누리명품관은 매서운 한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공단 가동 중단으로 입주기업들의 제품 생산이 끊기면서 지난달에는 급기야 ‘우수 중소기업 전시 판매관’으로 간판까지 바꿔 달았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제품만으론 매장 구색을 갖출 수 없어 타 중소기업 제품으로 공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바깥 유리창에 남아있는 자그마한 ‘개성공단 평화누리명품관’ 글자만이 지난 2015년 정부와 경기도,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기대 속에 탄생한 개성공단 관련 매장임을 나타냈다.
더는 제품을 수급할 수 없는 입주기업들은 매장에서 하나 둘 철수하고 있다. 개점 초 입점 기업은 의류, 잡화 생산 기업 등 모두 21개 업체에 달했지만, 지금은 16곳에 그친다.
이마저도 남한 내 대체 생산시설을 갖춘 7개 기업만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나머지 9개 기업의 상품은 전량 재고품으로 한 두 달 내에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빈자리는 개성공단 기업 제품이 아닌 타 중소기업의 제품이 대신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평화누리명품관 운영ㆍ관리자인 이형로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상무는 “문을 연 2015년도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다들 꿈이 컸는데 갑작스럽게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시간만 흐르고 있어 암담하다”며 “앞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성장과 판로 개척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정자연ㆍ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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