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진 ‘바이트’ 대표
다만, 주머니 사정이 변변치 않은 대학생들에겐 너무 비쌌다. 정보통신학과에 재학 중이던 한민진씨(28)가 무심결에 한마디 내뱉었다. “스코어보드 하나 만들어볼까?” 바로 이들이 창업한 기업 ‘바이트(BYIT)’의 시작이었다.
‘바이트’는 ‘정보 기술을 통해 즐거움을 만들어보자’(BY Information Technology)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군포에 거주하는 한민진 대표가 대학 동아리 선후배와 함께 설립한 기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바이트는 설립 후 기존 스코어보드에 휴대성과 기능성, 경제성을 보완해 ‘몇 대 몇’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전기를 끌어와야 하는 기존 스코어보드를 배터리 방식으로 바꿨고,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타사 제품에 비해 2배가량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다. 바이트는 현재 이 ‘몇 대 몇’을 각종 스포츠 경기에 협찬하면서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7일, 광명에 위치한 바이트 사무실에서 한 대표를 만났다. 사실 처음 바이트 측에서는 직원 4명 모두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시작부터 함께해 온 동료들인 만큼 한 명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직장 동료를 넘어선 가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 대표는 “모두 취업도 포기한 채 동고동락한 사이로 가족과 다름이 없다”고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K-Global 300기업에 선정되기도 한 바이트는 ‘스마트창작터창업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여러 공모전에서 상을 휩쓸었다. 작년에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자금혜택과 투자 연계, 인프라 등을 제공받으면서 올해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험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회사 경영하는 방법을 잘 몰라 처음에 애를 많이 먹었어요. 개발비용이 마련되지 않아 열정페이로 일할 정도였으니까요.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고 남들 취업할 나이에 ‘딴 짓’을 하고 있으니 부모님께 죄송스런 마음도 컸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한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설령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어요” 스타트업은 대표이사 한 명의 힘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한민진 대표, 꿈많은 청년창업가의 성공기를 기대해 본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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