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특성화고로 지정한 안산국제비즈니스고가 정해진 수업 일정을 무시한 채 전교생을 일찍 하교 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일과 2일, 정해진 수업시간은 7교시였지만 학생들은 4교시 수업만 받고 귀가했다. 단축수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설명을 듣지 못했다. 황당한 것은 단축수업을 한 학교 측이 전산상에는 마치 7교시 정상 수업을 한 것처럼 기재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지난해에도 이유없이 학교 측이 단축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학교 행사가 있는 날에는 50분 수업시간을 40분으로 줄여 운영하기도 했다.
국ㆍ공립과 사립 고교는 교육부 지침을 바탕으로 1년 동안 학사일정을 편성하도록 돼있다. 1시간 수업을 50분 원칙으로 하되, 학교 여건을 고려한 탄력적인 교육과정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정해진 수업 일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안산국제비즈니스고는 정해진 수업 일수를 지키지 않았다. 수업을 하지 않고도 마치 한 것처럼 허위로 전산에 기재했다는 것은 질적으로 나쁘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본보 보도 이후 안산교육지원청이 해당학교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학교 측이 일부 수업시간을 부풀린 것이 확인됐다. 재학생 1ㆍ2학년의 경우 지난해 12월19일과 이달 1일, 2일에 단축수업을 해 모두 11시간의 수업시간이 부족했다. 졸업을 앞둔 3학년은 1일부터 3일까지 오후 수업을 하지 않거나 등교를 하지 않으면서 22시간의 수업 시간이 모자라 9일로 예정된 졸업식이 14일로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390여 명의 졸업생들은 모자란 시간을 채우기 위해 수업을 받게 됐다. 학교 측의 파행 수업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다.
규정을 지키지 않고 수업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교육지원청에 거짓 보고한 학교 측에 대해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학교 측의 비정상적인 행태는 이번뿐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수업 일수 말고 다른 부분의 부정이나 불법은 없었는지도 파헤쳐 봐야 한다.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엄중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수업시간을 부풀려 입력할 수 있는 허점이 발견된 만큼 전산시스템 보완 등의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이번 사태와 관련, 도교육청은 해당학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전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준수 여부에 대해 전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입시위주 교육과 각종 시험으로 학교 곳곳에서 수업 일수 조작 등 파행수업이 벌어진다고 하니 철저한 조사와 함께 정상수업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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