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선장잃은 교육행정… ‘이청연號 사업’ 좌초

[인천시교육감 법정구속] 시교육청 현안사업 ‘올스톱 위기’

▲ 9일 오후 억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법정 구속된 가운데 재판 방청을 마친 시 교육청 간부들이 당혹스러운 모습으로 인천시교육청 현관에 게시된 청렴 홍보판 옆을 지나고 있다. 장용준기자
▲ 9일 오후 억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법정 구속된 가운데 재판 방청을 마친 시 교육청 간부들이 당혹스러운 모습으로 인천시교육청 현관에 게시된 청렴 홍보판 옆을 지나고 있다. 장용준기자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이 9일 억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등을 받아챙긴 혐의로 법정구속되면서 시 교육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사상 처음으로 현직 교육감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청연 표’ 교육 혁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 교육감의 법정구속으로 직무가 자동정지됨에 따라 시 교육청은 지방자치법 제111조(지방자치단체장 권한대행 등)에 따라 박융수 부교육감의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된다. 박 부교육감은 10일 오전 9시 30분 국·과장 간부와 직속기관장들을 소집하여 대책 회의를 갖는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7월 ‘인천 최초 진보교육감’으로 취임한 이청연 교육감 체제가 2년 6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당장 인천판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 교육혁신지구 지정사업과 선도부·학교 벌점 폐지 등 야심차게 추진해온 민주적 학교운영 기조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교육감은 임기 중 전국 진보교육감들과 공동으로 누리 과정 재원마련,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등 교육부와 정반대 행보를 이어왔다. 교육부가 파견한 부교육감 권한대행체제하에서는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교육감의 법정구속 사실이 알려진 이날 오후 2시께 시 교육청 청사 내부 복도는 오가는 사람 없이 적막만 감돌았다. 각 사무실의 직원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이 교육감 관련 기사를 검색하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 A씨는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기각되다 보니 법정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으로 알았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충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도 “인천교육 수장이 구속되고 대행체제로 운영되다 보면 올해 추진하려고 하는 사업 대부분 추진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다른 기관들과의 논의 자체도 많이 어려위지지 않겠냐”며 착잡해했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이미 확정된 주요업무계획 기조를 이행하고 교직원 동요 없이 정상적인 교육행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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