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 세대교체 기수는 나”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13일 “낡은 20세기 체제와 통째로 결별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며 ‘시대교체’, ‘세대교체’, ‘정권교체’를 외쳤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촛불 정국에서 나타난 국민의 명령은 정권교체이며 세대의 연결자인 50대 지도자를 통한 세대교체로 국가에 활기를 넣어야 한다”며 “또한 시대교체를 통해 지난 100여 년간 이어진 식민지, 분단, 전쟁, 독재 등 20세기적 낡은 정치와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안 지사는 시대마다 요구하는 리더십이 다르다고 진단한 뒤 “국민은 이제 누가 정권 교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해 국민의 힘을 모으고 시대교체의 과제를 실천할 적임자는 안희정”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공존과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가개혁과제와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단결하는 대한민국 정치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안 지사는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채 차분한 말투로 담담하게 답변했지만 때때로 목소리를 높이며 진지한 태도로 차기 정부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다음은 안 지사와의 일문일답.
-‘시대교체’, ‘세대교체’, ‘정권교체’를 외쳤다.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광화문 촛불을 통해 국민은 ‘정권교체’를 명령했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분풀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저는 각 정권의 시대적 합의를 잇는 연속성을 가진 정권 만들 것이다.
‘세대교체’, 젊은 지도자를 통해 국가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젊은 지도자의 당선만으로도 사회 전 부문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50대 지도자는 세대의 연결자이다. 산업화를 이끈 부모님 세대와 헬조선에 절망하는 20대와 대화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제 도전은 낡은 20세기와 결별하는 ‘시대교체’가 될 것이다. 지난 100년 식민지, 분단, 전쟁, 독재에 얼룩진 낡은 대한민국을 통합과 통일과 희망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시대교체’가 될 것이다.
식민지, 전쟁, 분단, 독재 등 20세기적 낡은 정치와 적폐를 청산하고 화합의 시대,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7년간 행정가로서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협치 없이는 한 발도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충남도의회는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 29명, 민주당 11명이다. 협치 없이 도정을 이끌 수 없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연정을 제안한 것도 이런 도정 경험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개혁과 민생 법안도 의회가 합의해야 법제화시킬 수 있다.
도민의 신뢰를 얻은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 가장 보수적인 충청남도에서 가장 극단적인 여소야대 구조하에서 7년간 지방정부를 이끌었다. 지금은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경제성장률, 외자유치, 실업률 등 주요 지표도 선두권이지만 무엇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는 신뢰를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다.
-문재인 대세론이 여전하다. 경선 승리에 자신 있는지.
당원과 국민은 대한민국 통합의 비전을 제시하는 안희정에게 주목하고 있다. 이제 안희정이든, 문재인이든, 이재명이든 민주당 후보가 되면 삼자대결, 양자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온다. 국민은 이제 누가 정권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의 통합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 ‘정권 교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제 정권교체 그 이상의 가치, 안희정에게 주목하고 있고 내가 곧 대세가 될 것이다.
-왜 안희정이 돼야 하나. 또 안희정이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은.
이 시대, 국민 명령의 핵심은 시대교체이고 민주주의이다. 가장 철저히 준비된 사람은 바로 안희정이다. 시대마다 요구하는 리더십이 다르다. 촛불광장에서 국민은 낡은 20세기 체제와 통째로 결별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라고 명령하셨다. ‘안녕 박정희, 안녕 박근혜’를 외쳤다.
국민 명령의 핵심은 시대교체이다. 이 시대교체를 가장 철저히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이 누군가. 저는 지난 2010년 도지사 선거부터 ‘안녕, 박정희’ 그리고 이를 넘어 낡은 20세기와 결별하자고 외쳤다. 도지사 내내 이 과제를 잡고 고민하며 행정을 펼쳐왔다. 20세기의 낡은 지역주의, 이념갈등, 패거리 정치와 결별하며 안희정만의 정치를 보여왔다.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해서 국민의 힘을 모으고 시대교체의 과제를 실천할 적임자는 안희정이다.
저는 공존과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여야 간 대화와 통합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남북 대화로 평화를 구축하고 동북아시아가 아시아 평화 공동체로 나아가도록 할 것이다.
국가를 헌법이 명령하는 바대로 민주주의적으로 운영하겠다. 내각 중심 운영제를 통해 국가의 과제와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단결하는 대한민국 정치를 만들겠다.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가장 민주적인 정부로 불릴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국민의 수준에 맞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자치분권 시스템을 만든 정부로 만들고 싶다.
그러한 전력이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나 당과 그리고 대한민국에 정치의 혁신과정에서 제가 감당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었다. 이미 공개적인 대선 자금 수사과정을 통해서 국민께서 판단을 마친 사안이다. 잘못된 정치자금 수수 관행이나 기업의 비자금 문제를 해결해보자, 모든 것을 햇볕에 꺼내놓자고 결심했던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대표적인 연정론자다. 구체적인 방안과 실행 가능성은.
연정은 대연정이 될 수도 있고 소연정이 될 수도 있다. 의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 연정의 구체적 협상 당사자는 정당 대표들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결정을 따를 것이다. 개혁 입법을 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연정 수준의 전략적 동맹을 맺지 않으면 개혁 추진이 안 된다. 연정은 개혁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다.
-경제와 관련해 지난 6명의 대통령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지.
역대 경제정책의 공통된 핵심 기조를 계승하고 브랜드만 바꾸는 경제정책은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역대 정부 경제정책의 공통된 기조는 △개방형 통상국가 △혁신형 경제모델 △공정한 민주주의 시장질서다. 이 기조 내에서 연속성 있게 추진하겠다.
다만 당초 취지는 좋았지만 전임정부의 철학 부재나 능력 부족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추진됐던, 혹은 미진했던 정책은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4대강 토목공사가 아닌 기후변화시대에 대응한 지속가능 발전 전략으로 계승하겠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대기업 팔 비틀어 전국에 센터 몇 개 짓는 방식이 아니라 경제민주화를 통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함으로써 기업가의 도전이 활성화되고 신산업이 일어나게 하겠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입장은.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 진전과 동시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 북한 핵을 해결하기 위해 3단계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대화 재개 모색’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대화재개’, 그리고 ‘비핵화 프로세스’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을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변화 징후가 보이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된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공짜밥 논쟁도 있었는데 복지정책 기조는.
저 안희정은 복지주의자이다. 일할 능력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로,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복지 혜택을 집중해야 한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가 복지다. 사회서비스, 공교육 강화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창출하고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다.
일시적 노동시장 이탈자를 위해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등 소득대체율과 상한액을 상향 조정하겠다. 또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두터운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만 0~15세 어린이 입원비 100% 국가 부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60%대에서 OECD평균인 80%대까지), 기초생계급여 수급자격 완화, 장애인 연금 상향 조정 등이 그것이다.
경기도를 충청, 전라 해안 지역과 함께 서해안 발전 축의 중추 지역으로 육성하겠다. 환황해 지역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황해경제자유구역(평택)을 대중국 수출입 물류기지 및 서해안 산업벨트로 더욱 발전시키겠다.
남북 대화를 통해 경제 협력을 확대할 것이다.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와 연계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것이며, 역발상으로 파주 지역에 평화통일 경제특별구역을 설치해 남북 경협을 확대할 것이다. 우리 땅에 경협지역을 설치하고 북한 노동자가 출퇴근하는 신개념 경협공간이 될 것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입장과 복안은?
균형발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수도권은 과밀화의 문제, 환경오염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수도권의 집적이 경제적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 효과를 내고 있다. 수도권의 질 좋은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 수도권 규제에 대한 무분별한 철폐는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두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수도권 규제를 완화시켰고 규제의 틀을 다 훼손시켜버렸다. 수도권은 수도권 나름의 질 좋은 발전을, 지역은 균형발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 더 강화돼야 한다.
대담=강해인 부국장
정리=송우일 기자 / 사진=전형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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