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중 도내 8천290여명 거주… 위협 등급별 관리
주요 인사 수십명 경호인력 추가 배치·방범 순찰 강화
말레이 경찰 “살해 용의자 6명 추적… 여성 1명 체포”
15일 경기남ㆍ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이 국내 탈북자들에게 큰 심리적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탈북자 신변보호 수위를 높이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남ㆍ북부지방경찰청은 일선 경찰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과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또 자신이 관리하는 탈북자들에게 전화를 거는 등의 방법으로 가능하면 외출을 자제하고 귀가 시 문단속을 철저히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탈북자는 지난해 말 기준 8천290여 명(전국 3만 명)으로 경찰은 이들을 신변 위협 가능성 정도에 따라 ‘가’ ‘나’ ‘다’ ‘라’ 등 등급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등급별 인원수는 보안을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가’ 급은 탈북 운동가들로 한국으로 오면 통상 3~4년 정도 경호원들이 신변을 보호하다가 대외 공개활동을 하지 않으면 밀착경호가 중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도 이날 “주요 탈북인사 등 수십 명에 대해 신변 위협 가능성 정도에 따라 어제 저녁부터 신변보호팀을 추가 배치했다”며 “이들의 주거지 등에 대해서도 폐쇄회로(CCTV) 확인 등 방범순찰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여름 망명해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인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입국 이후에도 북한의 테러 가능성 등을 고려해 주요 탈북인사 신변보호 수준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탈북민 신변보호 체계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탈북민과 남북교류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신변안전 시스템을 점검하고 앞으로 신변안전에 유의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여성 2명과 남성 4명이 용의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주요 외신과 말레이시아 언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들 6명을 ‘김정남 피살’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김정남 피살 현장 근처의 공항 CCTV에 포착된 6명을 추적해왔으며 이 가운데 이날 오전 8시20분(현지시간)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 이라는 이름이 기재된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여성(29)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용의자들이 범행 이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며 ‘자결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권혁준ㆍ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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