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황태자’ 김정남 시신 북한으로 인도…공개처형 효과 '부관참시' 가능성

말레이시아 당국이 암살당한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넘겨주기로 했다.

김정남은 해외를 전전하다 결국 타국 땅에서 피살돼 시신으로 북한을 찾지만 정작 직계가족이 참석하지 못하는 쓸쓸한 장례식이 치러질 공산이 크다.
▲ 사진=연합뉴스,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 시신 북한으로 인도…공개처형 효과 '부관참시' 가능성
▲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 시신 북한으로 인도…공개처형 효과 '부관참시' 가능성 /사진=중앙일보

16일 AFP통신과 현지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모든 경찰 수사와 의학적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 (북한) 대사관을 통해 가까운 친족에게 시신을 보낼 수 있다”며 김정남 시신을 북한에 인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북한은 김정남 피살 이후 부검을 앞두고 서둘러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가짜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당한 뒤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눈 밖에 나면서 북한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땅이었다.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면서 해외를 떠도는 신세로 전락했고, 이복동생인 김정은이 집권한 2012년부터는 끊임없는 암살 위협에 시달리며 살았다.

직계가족도 북한에 없다.

김정남의 본처와 아들 1명은 현재 중국 베이징에, 후처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는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장례는 커녕 자신들도 신변의 안전을 걱정하며 숨어 지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백두혈통’의 장자인 김정남 암살 사건 배후에 김정은이 있을 가능성이 커 김정남의 시신이 북한으로 가더라도 장례가 제대로 치러질 지도 의문이다.

북한 인권운동가 출신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북한에 시신을 인도하는 것은 암살자에게 시신을 인도하는 것이고, 북한은 엄청난 반역자는 시신을 갈가리 찢어버린다”고 우려했다.

또 한 방송에 출연한 김광덕 전 한국일보 정치부장도 “북한이 시신을 갖고 가서 지도부급 인사들 앞에서 실제로 보여주면서 공개처형의 효과를 노릴 것”이라며 “사실상 부관참시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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