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 참가자들 파주서 DMZ 체험
16일 오전 11시께 파주시 장단면 도라산 전망대. 북한의 개성공단과 송악산이 한 눈에 보이는 이곳은 지난 1986년 국방부가 설치한 통일안보관광지로, 해마다 수십만 명의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제6회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 참가자 120여 명은 도라산 전망대에서 안개가 짙게 낀 북한 땅을 바라보며,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특히 지난 15일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피살됐다는 소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큰 화두로 떠올랐다.
강원외국어고교 지예린양(18·여)은 “김정남 피살 보도를 접하고, 문득 불안감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남북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다 통일은 점점 멀어져만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의 김진호군(18)도 “TV를 통해서만 보던 북한 땅을 보고 우리나라의 분단된 상황을 체감했다”면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정남 피살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긴장감이 더 고조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망대에서 학생들은 한동안 발길을 돌리지 못한 채 북한 땅을 바라봤다.
앞서 오전 10시께 학생들은 DMZ에서 남쪽 400m까지 연장돼 있는 제3땅굴을 방문했다. 땅굴을 왕복하는 동안 이들은 가쁜 숨을 내쉬기 바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땅굴에 다리는 무거워져만 갔고, 학생 중 일부는 제자리에 주저 앉기도 했다.
서울 서문여고 이채윤양(18·여)은 “북한이 이렇게 긴 땅굴을 팠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며 “땅굴을 견학하며 몸은 힘들었지만 한반도 정세가 안갯속에 빠져든 상황에 안보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제6회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가’가 16일과 17일에 걸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파주캠프에서 열린다. 이들은 ▲한국은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이 필요한가 ▲개성공단 재가동해야 하는가 ▲통일 비용, 우리 세대가 준비해야 하는가 등 6가지 주제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경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파주시협의회장은 “국제사회에서도 한반도 안보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통일과 안보에 대한 인식이 고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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