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무죄… “국민 위해 분골쇄신” 대선 출마 암시
한국당,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 기대… 바른정당은 긴장
홍준표 경남지사가 범여권 대선후보 경선의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여권 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대권 도전이 물거품 될 위기에 처했으나 16일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아 기사회생했다.
검찰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 판결이 남게 되지만 항소심 결과가 쉽게 번복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족쇄를 벗었다고 할 수 있다.
홍 지사의 무죄 선고에 자유한국당은 크게 반색한 반면 바른정당은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무죄 판결 후 입장발표를 통해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맞아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면서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절망감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 대선 출마를 암시했다.
한국당은 홍 지사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승패 여부를 떠나 침체 국면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와 원유철(5선, 평택갑)·안상수 의원(3선, 인천 중 동 강화 옹진),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관영 경북지사 등과 경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판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은 홍 지사의 입담과 행동이 재미를 던져 줄 것이란 기대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그는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 구도에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해 온 홍 지사까지 가세할 경우 한국당 후보경선에 시선이 쏠릴 가능성이 높지만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 간 양자 대결을 벌이는 바른정당 후보경선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 경선뿐만 아니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관계도 시선을 모은다.
나이는 홍 지사가 1954년생으로 1957년생인 황 대행보다 3살 많지만 사법고시는 황 대행이 23회로 24회인 홍 지사보다 빠르다. 검사 출신이라는 점은 공통점이다.
홍 지사는 오후 경남서울사무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 대선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탄핵 이후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그때 가서 이야기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정국상황을 지켜볼 것임을 시사했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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