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준법지원센터 음악교육프로그램 만들어 보호소년에 새 삶 기회 선물
“문제아라고 손가락질 받던 저에게 음악이란 꿈이 생겨 기쁩니다”
의정부에 사는 Y군은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렵다. 부모의 불화로 어릴 적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Y군은 지난 2015년 눈앞에 놓인 8천 원의 푼돈을 훔친 것이 계기가 돼 소년 재판까지 받게 됐다. 재판을 홀로 감당한다는 것은 황량한 사막 위에 내버려진 것처럼 Y군에게 큰 중압감이었던 만큼 해당 사건을 계기로 또래 친구와의 만남을 꺼리는, 외톨이가 됐다.
그런 Y군에게 최근 가수라는 꿈이 생겼다. 의정부 준법지원센터가 지난해 보호소년들의 교화를 목적으로 만든 ‘음악교육프로그램’을 통해서다. Y군은 10여 명의 친구와 함께 지난 한 해 동안 하루에 한 번 이상 연습했고 양주의 노인요양원 등에서 공연 발표와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쳤다.
합창단 창단의 정식 단원으로 1년간 열심히 활동한 것을 계기로 Y군은 지난해 말에 중대한 결심을 한다. 가수의 꿈을 이루고자 법원에 보호관찰 기간을 2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해당 합창단은 보호관찰 소년들만이 지원을 받고 활동할 수 있어서다. 합창단의 소중함을 느낀 Y군은 담당 판사에게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썼고, 이를 존중한 의정부지법이 이례적으로 기간을 2년 연장했다.
앞으로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 의정부 준법지원센터는 삼성그룹의 지원을 받아 ‘별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하모니’란 합창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Y군은 30명의 보호관찰 소년들에게 멘토이자 보조강사로 나서며 노래를 가르칠 계획이다.
Y군은 “나도 배우는 입장인데 누굴 가르칠 수 있을지 떨린다”며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꿈이 생긴 만큼 또 다른 이들에게 나와 같은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정부 준법지원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 시행한 프로그램의 호응이 좋아 올해는 그 규모를 키워 확대 운영할 방침”이라며 “Y군의 열정은 프로가수 못지않아 올해 합창단 운영이 잘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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