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넘어 ‘윌리 로먼’ 연기… 감회 새로워”
연기 인생 60주년을 맞은 그는 최근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들고 순회 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 17~18일에는 수원SK아트리움 무대에 올라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말을 몸소 보여줬다.
그는 “연기에 발을 들인지 벌써 60년이 됐다. 나이가 들어 주연으로 할 수 있는 작품이 사실 많지 않은데, 세일즈 맨의 죽음은 60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기에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연극의 주인공인 윌리 로먼을 연기하는 건 벌써 4번째다.
그는 “1978년과 2000년 그리고 2013년 한국식으로 각색한 아버지까지 앞서 3번의 세일즈맨의 죽음을 선보였다. 올해 80세를 넘겨 다시 연기하니 감회가 새롭다. 78년에는 한다고 했지만 너무 젊었기 때문에 극의 전개가 피부에 와닿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2000년을 넘어서니 완벽하게 몰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170분짜리 연극이다. 윌리 로먼 혼자 극을 끌어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사만도 580마디.
“인터미션까지 포함하면 3시간이 넘는 공연입니다. 대사도 거의 쉴새 없이 이어가죠.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해왔던 거니까 담담히 해내고 있습니다.”
현대 희곡의 거장인 아서 밀러의 대표작인 연극은 허망한 꿈을 좇는 소시민의 비극을 통해 잔인함을 고발한다. 시대와 배경은 다르지만 윌리 로먼은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과 닮아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많은 고민과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이뤄내기 위해 바깥에서 겪는 애환이 많죠. 특히 나이가 들면서 사회 활동에서 밀려나면서 느끼는 좌절감은 말로 표현 하지 못합니다. 이 작품이 그런 부분들을 잘 담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죠.”
그는 다음달 영화와 4월 창작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는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고, 창작극은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와 살고 있는 노부부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번쩍번쩍 빛나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오늘날까지 큰 공백 없이 충실히 연기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갈 생각입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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