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천300조, 1인당 평균 2천613만원 빚 안고 산다…정부, 제2금융권에“대출 영업 자제” 경고

가계신용 잔액이 1천300조 원을 넘은 것이 공식 통계로 확인된 가운데, 지난해 증가액만 140조 원을 훌쩍 넘으면서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가 그동안 각종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21일 가계부채를 나타내는 통계인 가계신용 잔액이 작년 말 1천344조3천억 원(잠정치)이라고 발표했다. 가계부채를 통계청의 2017년 추계인구(5천144만6천 명)로 나누면 1인당 평균 2천613만 원의 빚을 안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증가율도 11.7%(141조2천억 원)로 2006년(11.8%) 이후 사상 두번째로 높았다. 

반면, 소득은 제자리걸음이었다. 통계청의 가계 동향 자료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작년 1분기 0.8%, 2분기 0.8%, 3분기 0.7%에 그쳤다.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작년 1분기 -0.2%, 2분기 0.0%, 3분기 -0.1%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작년 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국내 시중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가계의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29%로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취약차주는 작년 9월 말 현재 146만 명이고 이들이 받은 대출금은 약 78조6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취약차주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신용등급 7~10등급) 또는 저소득(소득 하위 30%)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된 금융기관을 현장점검하는 등 본격적으로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간담회’에서 “제2금융권의 지나친 가계대출 확장은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리스크가 전이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카드 사태 등 그간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2금융권은 이제 ‘외연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병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