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 ‘선의’ 공방 이어 ‘분노’ 발언 논쟁
손학규-안철수, 사드·개헌 등 사안마다 시각차
남경필-유승민은 보수후보 단일화 놓고 신경전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대선주자들 간 집안 싸움이 잇따르고 있다.
탄핵 정국 속 ‘정권교체’라는 목표 아래 한목소리를 내던 ‘한 식구’들이 경선 레이스에 접어들면서 신경전이 가속화 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 같은 경선 전초전이 국민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해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vs 안희정, ‘선의 공방ㆍ분노 논쟁’
‘대세론’의 주역 문재인 전 대표와 ‘다크호스’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지사는 그동안 같은 친노(친노무현) 뿌리를 둔 만큼 최대한 상호 공세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안 지사가 지난 19일 부산대 강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겠지만 결국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라고 언급, 양자 간 ‘설전’이 시작됐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발언에 대해 “분노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고 안 지사는 “지도자로서의 분노라고 하는 것은 그 단어 하나만 써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바람이 나느냐”고 응수했다. 이에 문 전 대표가 “지금 우리의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불의에 대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자 안 지사는 “마음 다치고 아파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며 일단락됐다.
다만 문 전 대표가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진력하는 반면 안 지사는 ‘협치’를 내세우며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손학규 vs 안철수, 사안마다 대립각
국민의당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가 ‘허니문 기간’이 무색하게 사드 배치, 개헌 등 사안마다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양측은 지난 19일 안산에서 열린 ‘경기도당 10만 전사 출정식’에 나란히 참석,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치적 사안을 놓고 격돌했다.
먼저 ‘김정남 암살’로 한반도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드 배치를 놓고 견해차가 뚜렷하다. 안 전 대표는 “한미 간 이미 합의한 내용을 고려하며 국익에 부합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사드 배치 반대’ 당론에 대한 재논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손 전 지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일관되게 사드를 반대했었지만 당론을 그렇게 쉽게 바꿀 일은 아니다”면서 안 전 대표를 겨냥, “내 생각이 바뀌었으니 따르라는 건 지도자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개헌과 관련해서도 손 전 지사는 ‘제7공화국 건설’을 주장하며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는 반면 안 전 대표는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해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남경필 vs 유승민, 보수 단일화 놓고 시각차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은 ‘보수 단일화’를 놓고 형성된 전선이 아직 풀어지지 않고 있다. 앞서 유 의원이 지난달 30일 “문재인 전 대표를 상대로 승리할 보수후보 단일화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 내전이 시작됐다.
남 지사는 유 의원의 면전에서 해당 행위라며 철회를 요구했지만 유 의원은 “생각에 변함이 없는데 논의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맞서며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이 지난 21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보수후보 단일화는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보다 명분이 더 있다”고 말하며 2라운드가 시작됐다.
이에 남 지사는 22일 ‘유승민 의원을 위한 충고’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며 “국정농단 세력과 후보 단일화를 포기할 수 없는 유 의원이라면 차라리 돌아가길 권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해인ㆍ송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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