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창단 20년 맞은 군포 프라임필 김홍기 단장

“스무 살, 풍성한 잔치는 시작됐다”
지휘자 꿈꾸던 음악학도 불혹 나이에 교향악단 창설
‘전단원 정규직’ 남다른 경영철학 모범사례로 주목
“안정적 수익 구조 마련… 차별화된 공연 선보일 것”

▲ 김홍기 군포프라임필 단장
우리나라 대표급 민간 오케스트라인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프라임필)가 올해로 ‘성년’이 됐다.

 

지난 20년 동안 프라임필을 이끌고 있는 김홍기 단장은 “IMF 당시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월급의 20%를 내놓는 등 헌신적인 모습이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며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단원들은 축적된 경험 덕에 그 어떤 곡을 연주해도 막힘 없는 우리 단체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고 술회했다.

 

프라임필은 지난 1997년 3월 창단 당시부터 민간예술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전 단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전국의 모범사례로 주목 받았다. 현재 45명 상임 연주단원 중 40% 가량이 10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자다. 김 단장의 경영 철학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민간예술단체도 하나의 기업이다. 안정된 직장을 제공하는 사회적 책무를 져야 한다.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하는 단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면서, 70명까지 정규 단원을 늘려 사회에 미력하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김 단장은 바순 전공자다. 지휘자를 꿈꾸던 음악학도였으나 부모의 반대에 가업인 무역업을 물려 받았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40세에 프라임필을 창단하며 인생 제2막을 열었다. 원치 았았던 경영이었지만, 그 경험이 척박한 문화예술계에서 자립도 갖춘 민간 예술단체를 운영하는 데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프라임필은 창단 직후 대규모에 탄탄한 재정 지원이 이뤄지는 국공립오케스트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페라와 발레 등 극장음악 전문 오케스트라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 차별화 전략은 통했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1년에 100회 이상의 연주회를 진행, 국내외 유수 단체의 반주는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나 김 단장은 “연간 공연 횟수 100회가 자랑할 것은 아니다. 단원들이 너무 힘들고, 하고 싶은 음악을 온전히 못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해 극장 반주 연주회는 조금 줄이면서 질 높은 ‘우리’의 음악회를 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는 목표 실행의 시작점이다. 창단 20년을 기념해 다음달 5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상연하는 <매튜 뒤포어 초청 콘서트>를 시작으로 연중 굵직한 음악회를 잇달아 선보인다. 매튜 뒤포어는 현재 베를린필 수석 플루티스트다. 이어 25일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 하피스트 아넬린 레너아츠를 초청해 <봄의 노래>를 공연한다.

4월에는 ‘2017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알프레도 카셀라의 대곡인 ‘고향곡 제2번’을 국내 초연한다. 올해 계획한 연주회 목록만 나열해도 이 지면이 꽉 찰 정도다.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은 프라임필이 그 어느 해보다 크게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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